지난 5월 범정부 차원의 해양관광 캠페인이 연안·어촌 지역 소비를 활성화하고 국내외 방문객을 유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해양수산부가 공동 추진한 해양관광 캠페인 ‘바다가는 달’의 정책 효과 분석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최일선 KMI 박사 연구팀과 한국관광공사의 공동 분석에 따르면 올해 5월 한 달간 전국 연안·어촌지역을 찾은 내국인 방문객은 전년 동월 대비 12.3%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과 동해권 연안에서는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기록하며 단순 계절 효과를 넘어 실질적 유인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소비 규모 역시 증가했으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이는 관광시장의 전반적 정체 국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연안·어촌지역 소비 증가율은 2.3%로 같은 기간 전체 관광시장 증가율(0.37%)을 웃돌았다.
내국인 대상 캠페인임에도 외국인 관광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같은 달 외국인의 연안·어촌지역 소비는 17.5% 증가했고 방문객 수도 962만 명으로 18.0% 늘었다. KMI는 “간접적인 파급효과(spillover effect)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편차가 컸다. 전북(+10.8%), 강원(+10.7%), 충남(+8.1%)은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진 반면 제주(-8.7%)와 울산(-2.0%)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제주 연안은 전년 대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해 관광 수요 위축이 뚜렷했다.
소비 업종별로는 식음료와 쇼핑이 강세를 보였고 숙박·여가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부산은 쇼핑 비중이, 충남·전북은 여가서비스 비중이 두드러졌으며 숙박 소비는 제주와 강원에서만 상대적으로 높았다. KMI는 “체류형 소비 확대가 여전히 과제”라고 지적했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참여자 90.3%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지역 특화상품 참여자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7점으로 가장 높았다. 재이용 의향도 95% 이상으로 나타나 경험 중심 콘텐츠의 효과성이 입증됐다.
‘바다가는 달’은 문체부와 해수부가 공동으로 기획·운영한 첫 전국 단위 해양관광 캠페인이다. 부처 간 협업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가운데, 정례화와 제도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연안·해양관광 활성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정희 KMI 원장은 “방문에서 머무름, 소비에서 체험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밀한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세대별·지역별 맞춤형 관광정책을 설계해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회복을 동시에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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