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금리 대부업과 같은 불법 사금융 피해가 지난해 대비 7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민생 경기 악화로 자영업자의 폐업이 이어지고 프리랜서 등 개인사업자들도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어두운 돈’에 손을 대는 서민들이 급증했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총 3090건의 불법 사금융 범죄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92건) 대비 1.7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검거 건수 또한 올해 1926건으로 지난해의 1067건에 비해 약 80% 증가했다.
피해 연령대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2021년 30세 이하 피해자는 144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47명으로 3년 만에 6배가량 많아졌다. 이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 속 텔레그램 및 중고 거래 커뮤니티 등을 통한 비대면·소액 대출 미끼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높은 임차료와 인건비, 경기 악화로 폐업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도 제도권 금융이 막히자 불법 사금융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불법 채권 추심에 시달리던 30대 싱글맘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불법 사금융 전국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은 점점 이용이 어려워지는 반면 불법 대출은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손쉽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활용하는 등 범행 수법도 고도화되고 있어 추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