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고용·제조업·서비스업 지표가 잇따라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시장이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를 종전 4.2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6일(현지 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5bp(bp=0.01%포인트) 내릴 확률을 94.9%로 예상했다. 이는 1주일 전인 지난달 30일(46.7%)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5.1%에 그쳤다. 시장은 나아가 12월까지 기준금리가 75bp 낮아질 확률도 50.2%로 높여 잡았다. 전날 마감 무렵만 하더라도 46.3%였다가 하루 만에 절반을 넘어섰다.
9월 이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가 급격히 커진 것은 이달 1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가 충격적인 일자리 감소 현황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까지 악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른 침체 우려가 급속히 확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준 안팎에서도 9월부터는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이날 미국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주최 좌담회에서 “7월 고용보고서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대규모 수정은 경제가 변곡점에 있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도 “7월 고용 데이터는 우려할 만한 신호를 보냈다”고 거들었다.
영국 BOE도 7일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BOE는 지난해 8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하는 중이다. 이로써 영국 기준금리는 202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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