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다음 달 1일을 시한으로 미국과 관세 협상을 두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우리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 워싱턴 D.C로 떠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은 두 번째 재계 총수의 합류다.
30일 정부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앞서 김동관 부회장은 한국이 미국 측에 제안한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구체화 등을 위해 지난 28일 워싱턴으로 떠났다. 전날은 재계 1위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이 미국으로 향했고 이날 정 회장도 합류한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현대차그룹의 명운을 걸 정도로 중요하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등 세계 1, 2위 완성차 업체들이 있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췄다. 1일까지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한국의 관세는 25%로 일본, EU보다 10%포인트 높아진다. 현대차·기아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에 글로벌 3위 완성차 그룹을 이끄는 정 회장은 현지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 계획 등으로 우리 정부의 협상을 지원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 조지아주의 차량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주의 새로운 철강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한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장도 우리측 협상 카드로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및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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