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주춤했던 ‘빚투(빚내서 투자)’ 증가세가 다시 급격히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희토류, 게임주와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신용 융자 거래가 급격히 늘면서 증시 과열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21조 7554억 원으로, 2022년 5월 13일(21조 8411억 원)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초만 해도 신용 융자 잔액은 20조 원대에 머물렀지만 이달 10일 21조 원을 돌파한 이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며 급증하는 흐름이다.
특히 단기 테마성 종목들을 중심으로 빚투가 급증하면서 급등락에 따른 손실 위험도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일주일(16~22일) 동안 신용 융자 거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성안머티리얼스로 신용 융자 잔액이 200주에서 5만 8692주로 무려 2만 9246% 급증했다. 이 종목은 미국 최대 희토류 채굴·가공 업체인 MP머티리얼즈와 협력 관계에 있는데 최근 애플이 MP머티리얼즈와 5억 달러 규모의 희토류 자석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S&P500(H) ETF(증가율 2만 2584%), TIGER 차이나바이오테크 ETF(1만 9950%), KODEX 메타버스액티브 ETF(1만 2400%), RISE 게임테마 ETF(4500%), TIGER 우선주 ETF(3131%), KODEX 미국S&P500배당 ETF(2778%) 등도 신용거래 증가율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중국 바이오·게임·배당주 등 특정 키워드에 기반한 테마형 ETF로 투자자들의 단기 수익 추구 심리가 빚투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일부 종목에 신용거래가 과도하게 몰리면 수급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단순히 호재성 요소에 의존하기보다 기업 실적과 업황 등을 고려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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