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사진) 보험연수원장이 23일 “스테이블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은 기존 금융 산업의 판도를 바꿀 혁명적 수단”이라며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 국내 은행과 카드, 보험사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 원장은 이날 “금융사는 물론 예탁결제원이나 금융결제원 같은 유관기관들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존폐의 기로에 놓일 것”이라며 “한국은행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이 정체기로 접어든 국내 보험사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하 원장은 “보험료와 보험금 모두 비트코인으로 내고 받을 수 있는 ‘비트코인 장기보험’을 만들면 젊은 층의 안정적 재테크 수단으로도 인기를 끌면서 내수 시장의 획기적 성장을 이끌 게임체인저 상품이 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을 통한 비대면 보험 가입·결제 시스템이 도입되면 상품 경쟁력이 뛰어난 국내 보험사들 가운데 글로벌 일류 보험사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원장은 “우리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많이 확보하고 있으면 미국도 우리를 쉽사리 배척할 수 없는 만큼 원화 코인은 물론 달러 기반 코인 발행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을 금융 후진국으로 만든 결정적 요인은 금산분리(금융·산업자본 분리) 규제”라며 “삼성이나 현대차(005380)도 코인 발행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고 보험사는 병원 데이터를 상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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