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접수 첫날 국내 최대 카드사인 신한카드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가 장시간 먹통이 돼 신청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현대카드를 비롯한 다른 카드사에서도 최대 1시간가량 대기시간이 발생했다. 현장 접수를 받는 지역 주민센터에서도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한번에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앱인 ‘신한쏠페이’는 소비쿠폰 신청 개시 시점인 오전 9시 이후부터 오후 2시 넘어서까지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서버를 증설하는 등 이용자 증가에 대한 대비를 했지만 접속자가 예상을 넘어서며 병목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앱뿐 아니라 신한카드 홈페이지 역시 이용자가 몰리며 다운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카드 결제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애를 먹었다. 신한카드의 한 고객은 “소비쿠폰이 아니라 다른 업무를 볼 일이 있어 앱을 사용해야 하는데 오전 내내 접속이 되지 않아 업무를 못했다”며 “수시간째 복구가 안 되니 해킹 등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의 실질 회원 수는 3월 말 기준 2042만 명이다.
일부 카드사에서도 고객들이 몰려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현대카드는 이날 한때 대기인이 2만 명을 넘기며 1시간가량 대기 후에야 소비쿠폰을 신청할 수 있었다. KB국민카드는 신청 접수 개시와 함께 ‘현재 접속자가 많아 일부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사전 양해 공지를 올려놓기도 했다. 은행 창구에서는 직원들이 고객에게 민생회복 소비쿠폰 요일제 대상자를 설명하고 구간별 금액 차이 등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한 금융권 정보기술(IT) 전문가는 “사전에 예고된 이벤트였던 만큼 적정 유량(접속량)을 예측해 대비를 했어야 하는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신청 창구인 주민센터와 은행 창구에서도 많은 인파가 몰리며 혼잡한 상황이 연출됐다.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신청이 개시된 오전 9시 이전부터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여 명까지 긴 줄을 섰다. 대기자 대부분은 온라인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를 착각하거나 요일제를 시행한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헛걸음을 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인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선불카드의 경우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시스템 과부하와 주민센터 혼잡을 방지하고자 이날부터 25일까지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를 적용 중이다. 21일에는 출생 연도 끝자리가 1과 6, 22일은 2와 7, 23일은 3과 8, 24일은 4와 9, 25일은 5와 0인 사람이 소비쿠폰을 신청할 수 있다.
1차 소비쿠폰 신청은 이날부터 9월 12일까지 약 8주간 진행된다. 신청 첫 주인 이날부터 25일까지만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를 적용하며 이후에는 출생 연도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소비쿠폰은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선불카드, 신용카드·체크카드 중 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이날 정오 기준 전체 대상자의 8.2%인 415만 4846명이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신청자는 379만 4877명, 오프라인 신청자는 33만 4652명이다. 지급은 신청 다음 날 이뤄지며 지급 예정 금액은 7545억 원이다. 특별시·광역시 주민은 해당 시 내에서, 도 지역 주민은 주소지 시·군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 기한은 11월 3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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