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던 아이티인 50만 명이 9월 2일까지 미국을 떠날 처지가 됐다. 아이티는 우리나라도 작년 5월부터 여행을 금지할만큼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결국 고국을 떠난 아이티인을 인도적으로 보호하던 방침을 미국 스스로 폐기한 것이다.
2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는 27일(현지시간) 아이티인에 대한 임시 보호 지위를 8월 3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시 보호 지위로 미국에 거주하던 약 50만명의 아이티인은 9월 2일까지 미국을 떠나야 한다. 미 정부는 아이티인이 귀국할만큼 현지 상황이 개선됐다는 점을 임시 보호 지위 해제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 보호 지위 제도는 1990년 도입됐다. 내전, 자연재해 등 모국인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한 미국 체류자가 합법적으로 미국에 머물 수 있는 제도다. 아이티를 비롯해 17개국 이민자가 이 제도를 활용해왔다.
특히 아이티는 2010년 내전 이후 정치·경제·치안 위기가 심각하다고 평가된다. 우리나라도 작년 5월부터 무장 폭력이 일어나는 등 무정부 상태에 빠진 아이티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번 임시 보호 지위 해제는 예견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이 제도의 축소를 공약했고 아이티인에 대한 적대적인 발언을 해왔다. 그는 최근에도 대규모 불법 이민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아티인에 앞서 베네수엘라인도 임시 보호 지위 해제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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