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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진단·분석에서 항암제 개발까지…루닛의 진화는 계속된다 [김정곤의 바이오 테크트리]


※한국의 바이오텍들은 자금과 인력 확보의 어려움 속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김정곤의 바이오 테크트리>는 K바이오텍의 창업과 성장 과정, 기술과 비전 등을 종합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면과 온라인을 연계해 풍부한 투자 정보를 전달해드립니다.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루닛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 전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어디까지 진화해 나갈 수 있을까. 루닛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카이스트(KAIST) 힙합 동아리 선후배 6명이 모여 2013년 창업한 회사다. 창업 초기만해도 딥러닝을 이용해 이미지를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었다.

루닛은 2015년 인류가 오랜 기간 도전해온 미해결 과제인 암 정복이라는 미션에 도전장을 내밀고 기나긴 항해를 시작했다. 2022년 상장을 거쳐 어느덧 올해로 창업 11년차의 강소 기업이 됐다.

루닛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상장 직후부터다. 창업 이후 쌓아온 AI 기술력이 시장에서 주목 받으며 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한 뒤 매출도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AI 검진 의료기기 ‘루닛 인사이트’와 바이오마커 분석 의료기기 ‘루닛 스코프’를 앞세워 일본, 북미, 서유럽,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루닛은 최근 성장통을 앓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5월 인수한 볼파라 헬스케어와의 시너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기 시작했지만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 물량 부담으로 지난해까지 거침없이 상승하던 주가에 급제동이 걸렸다. 기관 투자자들의 전환가액 하향 리픽싱 우려와 대주주들의 보호예수 해제 시기가 돌아온 점도 시장에 잠재적인 물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루닛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며 회사의 비즈니스가 전반적으로 순항중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는 북미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창업자인 백승욱 이사회 의장이 7월부터 현지에 상주하며 주요 프로젝트를 직접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루닛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


백 의장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북미시장 매출을 유미미하게 만들어내기 시작한 해라는 점에서 과거와 크게 다르다”며 “미국시장 침투를 확대하기 위해 저도 미국으로 거점을 옮겨 전략적 프로젝트를 직접 리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래를 위한 선제적 투자를 위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점이 2027년으로 미뤄졌지만 미국시장 공략 등 주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루닛은 AI 진단·분석 기업에서 멀티오믹스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내놓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시장 등에서 직접 의료사업을 영위하고 항암제를 개발하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카이스트 힙합 동아리 선후배 모여서 창업한 스타트업이 국내 의료 AI 1세대 기업으로 암 진단·분석 분야 탑 티어가 되기까지 성장 스토리와 주요 사업 분야, 미래 성장 비전을 살펴본다.

카이스트 전자공학도, “AI로 세상을 바꾸자”며 선후배들과 창업…창업 정신은 “쫄지말자”


백 의장은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까지 받은 전자공학도 출신이다. 카이스트 재학 중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왜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오지 않는지 문제 의식을 갖게 됐고, 직접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백 의장은 “한국에 이렇게 뛰어난 인재들이 많은데 왜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구글 같은 빅테크 회사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반도체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삼성 같은 훌륭한 선배 기업이 있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새로운 플레이어가 나올만한데 없는 게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루닛 창업의 밑바탕에는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독려하는 카이스트의 독특한 학풍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백 의장은 “수 많은 카이스트 선배들의 창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창업이라는 키워드가 머릿속에 들어오게 됐다”며 “학부 2학년때 선배의 권유로 휴학을 하고 스타트업 생활을 시작한 계기”라고 말했다.

백 의장은 “창업 직전 6명의 창업자들이 바닷가로 워크샵을 갔다”며 “회사의 핵심 가치를 정하는 세션을 하게 됐는데 포스트잇에 각자 생각하는 키워드를 적어서 벽에 붙이고 그룹핑을 하면서 미래 비전을 그렸다”고 밝혔다. 당시 나온 키워드가 ‘가족처럼(like family)’, ‘쫄지 말자’ ‘(AI로) 사람을 뛰어 넘자’ 등이 었다. 백 의장은 “구글이 뭐라고 우리가 못 이길 이유가 없다. 쫄지 말자, AI가 핵심이었다”며 “그런 키워드들이 정제되서 현재 회사의 핵심 가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회사 설립 11년째인 지금도 창업 초기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동아리 선후배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 특유의 가족 같은 끈끈함과 무모한 도전 정신이 루닛의 DNA에 녹아 있다. 백 의장은 “루닛이 특이한 것은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저를 포함해 서범석 대표도 큰 회사에서 일을 해보거나 그런게 아닌 만큼 모든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배워나가며 직접 부딪히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도화지처럼 정해진 것이 없이 문제가 발생하면 유연하게 대응하며 해법을 찾아 나갔다.

루닛이 AI 정확도에만 올인한 것도 그렇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기술상, 사업상 조언이 많았지만 오히려 AI를 잘 몰랐기 때문에 오직 AI 정확도 한가지에만 집중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전세계 의료기관 5700곳이 도입한 ‘루닛 인사이트’…차세계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루닛의 제품군은 크게 암 진단(Cancer Screening)과 온콜로지(Oncology·종양학) 분야로 나뉜다. 현재 암 진단과 온콜로지의 매출 비중은 71%대 29%다.

암 진단 대표 상품은 ‘루닛 인사이트’다. 루닛 인사이트는 AI로 의료 영상을 분석하고 이상 소견을 발견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영상 판독 솔루션이다. 루닛 인사이트는 세부적인 기능에 따라 CXR, MMG, DBT로 나뉜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폐결절, 폐렴, 기흉 등10가지 흉부이상 소견을 검출할 수 있다. 진단 정확도가 97~99%에 달하며 판독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조기 진단에도 도움을 준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유방 촬영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 의심부위를 검출하고 유망 치밀도를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루닛 인사이트 DBT는 3D 유방 단층 촬영(DBT)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 의심 부위를 시각화하고 악성 가능성을 점수로 제공한다.





루닛은 현재 글로벌 파트너인 GE헬스케어, 필립스, 후지필름, 홀로직, 가던트헬스 등과 함께 현지에서 영업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인수 완료한 볼파라의 미국 판매 채널 등을 기반으로 파트너사를 통한 판매 외에 직접 판매하는 방식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재 루닛 인사이트를 도입한 전 세계 의료기관은 5700개에 달한다. 국내 상급 종합병원 45곳 중 42%가 루닛 인사이트 MMG를 도입했다.

온콜로지 분야에서는 대표 상품인 ‘루닛 스코프’가 있다. 루닛 스코프는 암 환자의 병리 조직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면역항암제 등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솔루션이다. 세부적인 제품군으로는 루닛 스코프 PD-L1, 루닛 스코프 IO, 루닛 스코프 uIHC가 있다.

루닛 스코프 암세포나 일부 조혈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PD-1 발현을 AI로 분석해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자를 더 정확하게 선별한다. 루닛 스코프 IO는 암 조직 내 면역세포 분포와 밀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예측한다. 다양한 암정에 적용 가능하다. 루닛 스코프 uIHC는 다양한 암종과 면역조직염색(IHC)에 대한 AI 기반 분석이 가능하며 신약 개발에도 사용될 수 있다.

AI 바이오마커를 통한 분석은 항암제 선택전 표준 검사가 됐다.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가 300조 원에 달하는 가운데 바이오마커 분석 시장도 30조 원, 연 평균 성장률이 10%에 달할 정도로 고성장하는 시장이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 스코프가 타겟하는 종양 바이오마커 시장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용 매출뿐 아니라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용으로 판매되는 매출의 비중이 크다”며 “신약 개발, 임상시험 등에 사용되는 연구용 의료기기는 의료기기 허가 없이 자유롭게 판매가 가능한 만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하는 곳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루릿은 글로벌 액체생검 선두업체인 가던트 헬스를 비롯해 제약회사, 임상시험 전문기관, 진단검사 수탁기관 등을 대상으로 루닛 스코프의 연구용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해 임상용 판매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백 의장은 이와 관련, 아스트라제네카(AZ), 머크 등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력 관계도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병리 영상을 활용한 AI 바이오마커 개념을 빅파마에게 인지시키는 탐색 단계였다면 지금은 기술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간 상태로 본격적인 비즈니스 파이프라인들이 다양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빅파마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동화 플랫폼 개발 및 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 88% 달해…일본 중심에서 볼파라 인수이후 미국으로 바뀌어


루닛은 창업 당시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고 두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했다. 백 의장은 “의료 산업에서 해외시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미국, 서유럽, 일본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도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근무 거점을 미국으로 옮긴 상태”라며 “무리한 국가 확장 보다는 소수의 시장에 역략을 집중해 침투율을 효과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닛의 해외 매출은 이미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에는 일본, 유럽, 한국·중동 비중이 각각 5대 3대 2 가량이었는데 지난해 볼파라를 인수한 이후에는 미국, 일본, 유럽이 5대 3대 1로 바뀌었다. 미국 시장에 사업 기반을 둔 볼파라 인수 효과로 루닛의 해외 매출 구조가 미국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볼파라 인수는 루닛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볼파라는 루닛의 창업 이후 지상과제인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이상적인 회사였다. 백 의장은 “볼파라는 한마디로 유방암 검진 시장에서 루닛과 완벽하게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가진 이상적인 후보였다”며 “루닛과 100% 겹치는 2000 곳 이상의 의료기관을 고객으로 가자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을 확실히 가속화 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루닛은 높은 정확도의 AI를 무기로 갖고 있지만 이만으로는 고객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볼파라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유방암 검진 워크플로우 솔루션뿐만 아니라 유방암 위험도 분석 솔루션을 보유해 고객 맞춤형 검진 전략에서 시너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백 의장은 “볼파라 인수를 통해 뛰어난 기술 등 전략적 자산과 미국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진 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매출을 었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두 조직을 이상적으로 통합해 암 건진 토탈 솔루션 패키지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백 의장 “임원들 블록딜 공시회피 의도 없었다…당분간 운영자금 목적 유상증자 계획도 없어”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루닛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


루닛은 2022년 7월 상장 이후 말그대로 거침 없었다. 상장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인 3원만으로 출발했지만 2023년 9월 12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기업 공개 1년여 만에 시가총액은 4000억 원 대에서 3조원을 넘어서며 유니콘의 반열에 올랐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AI 기반 의료 플랫폼이라는 루닛의 성장 토대와 2033년 매출 10조 원, 영업이익 5조 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비전에 열광했다.

하지만 목표 실적과 실제 실적이 크게 괴리를 보이고,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단행한 볼파라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 이슈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볼파라 인수 효과로 지난해부터 매출 등 외형 성장세는 나타나고 있지만 영업이익 적자 상태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다 지난해 12월 일부 임원들의 블록딜 공시 회피 의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들어서도 루닛의 주가는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볼파라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166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물량의 전환 청구일이 지난 5월 초부터 시작되면서 전환가액 하향 리픽싱에 대한 우려, 올해 백 의장과 서범석 대표의 200억 원대 주식담보대출 상환 가능성에 따른 주식 매각 우려 등이 잠재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백 의장은 “블록딜 공시 문제는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에서도 면밀하게 조사를 한바 있으며 공시 회피 의도를 의도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다만 블록딜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시장에서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것과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주가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실책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자 거래 기준을 강화했다”고 해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의 CB 전환가액 하향 리픽싱 우려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것이 대응책일텐데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 의장은 최근 시장에서 불거진 유상증자 우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회사 운영에 있어 자금이 문제되는 상황은 아니다”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현금 안정성 확보를 위해 여러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께 약속드린 대로 올해 내에 운영자금 목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필요할 경우 다른 현금 확보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가치는 모든 것을 앞서는 핵심가치…“어떻게 하면 주주가치를 가장 잘 보존할지 고민”


루닛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회사의 모든 경영상의 의사 결정과 미래 전략 및 비전을 수립한다. 국내 바이오벤처 가운데 이사회를 중심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매우 드문 케이스다. 루닛은 창업 초기부터 구글 이사회 모델을 추구해왔고 실제로 실천했다. 백 의장은 창업 5년만인 2018년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서범석 의학총괄이사(CMO)에게 대표이사를 넘기고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백 의장은 “루닛은 이사회를 회사 거버넌스 구조의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며 “한국 상법은 물론 글로벌 스탠다드, 특히 나스닥 시장의 기준까지 충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도 경쟁력 있는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 체계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백의장이 이사회의 역할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리스크 관리다. 그는 이사회 운영 철학에 있어 독립성과 인재 밀도를 핵심으로 꼽았다. 백 의장은 “루닛은 서범석 대표라는 훌륭한 CEO가 이끌고 있다”며 “이사회의 역할은 그가 최고의 아웃풋을 낼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지원을 함과 동시에 미처 챙기지 못하는 리스크 요소들을 다양한 배경의 사외이사들을 통해 사전에 검증하고 조언해 루닛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백 의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백 의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우리 이사회에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부합하는 분들을 모시는 것”이라며 “이사회를 모두 영어로 진행하고 전문성뿐만 아니라 지역, 성별 등에 있어서도 높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데 재무, 법률, 북미 의료시장, 글로벌 AI 시장 전문가를 영입한 상태고 앞으로도 세계 최고 전문가 영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루닛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 전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


백 의장이 그리는 루닛의 미래는 명확하다. 그는 “AI가 의학의 본질을 완전히 다음 레벨로 끌어올리는 핵심 엔진이 될 것라는 믿음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환자의 치료에 직접적으로 더 가까워질 수록 기회가 더 커진다고 본다. 그래서 신약개발은 항상 마음속에 두고 있는 주제”라고 밝혔다.

루닛은 우선 볼파라 인수를 시작으로 10년 장기 플랜으로 멀티오믹스 AI 플랫폼 회사라는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멀티오믹스(Multiomics)는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후성유전체, 지질체 등 다양한 집합체의 데이터를 활용해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백 의장은 “단일 플랫폼보다는 여러 플랫폼을 묶는형 태로 시작하고 있고 꾸준히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며 “볼파라의 데이터 플랫폼이 대표적인 사례로 루닛 스코프 분야의 AI 플랫폼도 준비 중인데 아직 외부에 공개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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