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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맨발로 대피"…휘발유 뿌리자 순식간에 지옥, 5호선 방화 CCTV 보니

사진제공=서울남부지검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원모(67)씨가 25일 구속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전담수사팀은 원씨를 살인미수와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오전 8시42분께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 방향으로 달리던 열차 4번째 칸에서 원씨는 페트병에 담긴 휘발유를 바닥에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날 공개된 CCTV 영상에 따르면 원씨는 흰색 모자를 눌러쓴 채 두 차례에 걸쳐 휘발유를 살포했고, 휘발유에 미끄러진 승객 2명은 불이 붙기 직전 간신히 일어나 대피했다. 화재는 순식간에 번져 1분도 안 되어 열차 내부가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 승객 약 400명은 직접 출입문을 열고 선로를 따라 긴급대피했다. 28년차 기관사의 신속한 대응으로 2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검찰은 원씨에게 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원씨가 전 재산을 처분하며 신변정리를 마친 점, 범행 전 휘발유를 소지한 채 1·2·4호선을 타고 서울 주요 역을 배회한 점을 종합해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했다. 원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소송 결과에 대한 불만을 범행 동기로 진술했으며, 2주 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미리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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