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 구조적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망이 나왔다. 소비 진작과 AI 투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콘텐츠 세액공제 확대, 지배구조 개혁 등 전방위 정책이 추진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씨티그룹(Citi)은 19일 ‘대한민국 인터넷:이재명 대통령의 AI·스테이블코인·디지털 콘텐츠 정책 훈풍(South Korea Internet: President Lee’s Policy Tailwinds for AI, Stablecoin & Digital Content)’라는 보고서를 내고 “정책 수혜가 구조적으로 연결된 대형 인터넷 플랫폼주를 중심으로 리레이팅(재평가)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예정된 20조 원 규모 2차 추경도 광고·이커머스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우선 매수 종목으로는 ‘네이버’를 꼽았다. 목표주가는 기존 27만 5000원에서 3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해당 보고서는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보유한 네이버가 검색, 광고, 커머스, 클라우드 등 전 사업부문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짚었다. 정부가 추진 중인 100조 원 규모의 AI 산업 육성 계획에는 GPU 5만개 구축,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 AI 인재 양성이 포함돼 있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 책임 확대, 자사주 의무 소각 추진되는 점도 주가 상승의 근거로 들었다. 씨티그룹은 “네이버는 과거 비효율적 인수합병(M&A)·자사주 스왑 등 지배구조 이슈가 있다”며 “상법개정 시 리레이팅 모멘텀이 올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네이버는 장 초반 26만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날에도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이 네이버에 대한 목표주가를 27만 원으로 상향하면서 주가가 19% 급등했다. JP모건은 “네이버 출신 하정우 센터장이 초대 AI 수석으로 임명되면서 투자자 기대가 고조됐다”며 “한국 정부가 데이터센터 구축 등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가운데 네이버가 한국 AI 분야에서 우월한 입지를 갖는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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