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강남권을 순회하며 "유능함과 충직함을 모두 갖춘 후보"라고 지지와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특히 민주당으로선 험지에 해당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내란 후보’로 규정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강남권으로 이동해 전날에 이어 서울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이날 첫 연설 장소였던 송파구 잠실야구장 앞 광장은 따가운 햇볕 때문에 선캡, 양산 등을 갖춘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이 후보가 현장에 등장하자 이들은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 풍선을 흔들며 함성으로 맞이했다.
이 후보는 연단에 올라 사회자로부터 야구 글러브, 투표 도장의 문양인 '점 복(卜)' 자가 그려진 야구공을 받아 투표 참여 독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선민 조국혁신당·김재연 진보당·용혜인 기본소득당·한창민 사회민주당 등 야4당 대표와 함께 각자의 공을 합쳐 '내란 종식'이라는 문구를 완성해 보여주면서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 후보가 내란 종식 야구공을 던지자 객석에선 웃음과 환호가 터져나왔다. 그는 "어릴 때 야구 글러브 만드는 공장을 다녔는데 오랜만에 착용하니 의욕이 생긴다"며 "9회 말 운명의 순간에 스트라이크 아웃을 확실히 시켰기 때문에 6·3 대회전도 잘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연설 중 김 후보를 정조준하며 "내란수괴 윤석열·극우 아스팔트 전광훈 목사와 단절한 것이냐는 질문에 끝까지 대답하지 않고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며 "소위 보수라면 지켜야 할 가치의 가장 핵심인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지금 국민들이 심판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모든 국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한 방향을 보고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통합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시대적 과제를 공유하지 않고 이 사명을 내다 버린 그들은 이 대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 예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코스피 5000' 등 계속해서 언급한 주식시장 활성화 의지도 피력하며 "오늘 증권주가 폭등하면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살짝 생기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간 가짜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시장을 불공정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며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이재명이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니까, 이 나라 경제가 살아날 것 같으니까 바로 주식시장도 살아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단언컨대 주식시장은 공정한 룰, 지배주주의 지배권 남용 방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정부의 산업경제 정책 제시만 충족된다면 현재 상태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두 배 이상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며 "경제를 다시 회복시키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해서 기회를 풍부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관악산으뜸공원에서 진행된 관악구·동작구·금천구 유세에서도 국민의힘과 김 후보에 대한 맹공은 이어졌다. 그는 지난 정권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을 언급하며 "보수정권만 들어서면 꼭 대형 참사가 벌어지는데 이게 우연 같나"라면서 "최고 책임자의 관심 하나하나가 수없이 많은 국민들의 생명을 구하기도, 나라를 망하게 하기도 하는 법"이라고 직격했다.
이 후보가 "충직하고 유능한, 준비된 대리인을 뽑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오고 더 나은 세상이 열린다"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입 모아 "이재명" 이름을 연호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건 명확히 해야 한다. 투표하지 않으면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라며 "우린 단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고 압도적으로 심판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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