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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한·중 '벽란도 정신' 기억해야…긴장 속에도 교류를"

■한중 비즈니스 포럼

"산업 혁신·안정적 공급망 통해

서로 강점 잇고 새 기회 창출"

AI·자율주행·기후분야 등 협력

양국 민간 투자부문도 힘받아

정의선 "中서 겸손하게 사업할 것"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맞춰서 한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중한이 역내 평화 수호와 세계 발전 촉진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경제협력 이상의 새로운 관계 구축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제조업의 혁신과 협력, 문화 교류를 고리로 새로운 기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 협력도 산업 혁신과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잇고 각자의 시장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반영하듯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이후 경제·산업·기후·교통 등을 망라한 14건의 양해각서(MOU)와 1건의 기증증서를 체결했다. 그간 이뤄졌던 경제협력 이상의 협력 틀을 제시하며 구체화시킨 셈이다. MOU는 아동 권리 보장 및 복지 증진을 비롯해 과학기술 협력과 환경 기후, 식품 안전 협력을 포함해 지식재산 심화 협력과 국가공원 협력 등 전방위적이었다. 기증증서의 경우 중국 청나라 석사자상 한 쌍에 대한 기증건이 체결됐다.

이 대통령은 공급망 문제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은 빠르게 방향을 바꾸고 공급망 예측은 어려워졌다”며 “관성에만 의존한다면 중요한 점을 모른 채 지나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양국 간 새로운 협력 모델을 통해 한중 경제협력의 새 항로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포럼 기조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협력의 미래로 ‘벽란도 정신’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고려와 송나라가 교역과 지식 순환을 통해 자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도모했고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과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오늘날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 ‘벽란도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간 투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한중 교역액이 300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데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재차 신협력 모델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이라는 미래 기술을 통한 새로운 차원의 협력을 함께해야 한다. AI는 제조·서비스업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의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화답하듯 이날 비즈니스 포럼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제조업 혁신과 공급망을 비롯해 소비재 신시장 및 서비스·콘텐츠 협력 등을 중심으로 민간 협력 분야에서도 30여 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이 “생활용품·뷰티·식품 등 소비재, 영화·음악·게임·스포츠 등 문화 콘텐츠가 새로운 돌파구”라고 밝힌 데 따른 화답 형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을 포함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은 중국 기업인들과 소통했다. 특히 정 회장은 취재진을 만나 “중국에서 판매량과 생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겸손한 자세로 중국 내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면 현대차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 문화·콘텐츠 분야의 기업인들이 포럼과 만찬 등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 기간 K팝 콘서트 개최는 준비와 조율 기간이 짧아 어려웠지만 양측 간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해 이른 시일 내에 행사를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실화할 경우 문화 콘텐츠 분야의 투자가 확대되며 이른바 한한령도 해빙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이지만 다른 점을 찾자면 끝없이 무너지고 같은 점을 찾자면 끝없이 가까워진다”며 “새롭게 찾아나갈 항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차이보다 공통점을 더 많이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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