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까지 하락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9원 내린 1381.3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5일(1378.6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377.0원까지 급락하며 출발했지만, 이후 일부 낙폭을 되돌리며 1380원대에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전날 한국 정부 발언을 인용해 보도된 ‘미국의 원화 절상 요구설’이 환율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무역 흑자국들에 대해 통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재차 나오면서, 원화 강세 심리가 시장 전반에 확산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외환시장 운영 원칙과 환율 정책에 대해 상호 간의 이해를 공유하고 다양한 협의 의제를 논의하고 있고, 이 이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전혀 없다"며 시장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달러화의 글로벌 약세 흐름도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한때 99.5선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100선 아래에 머무르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달러 약세 기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일본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고, 미국과 주요국 간의 환율 관련 협의 가능성도 환율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일본이 나홀로 금리 인상 기조로 가는 상황에서 엔화의 방향성은 강세로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엔화 강세는 통상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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