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간 추론 모델이 대폭 강화되면서 인공지능(AI) ‘능력 과잉’ 현상이 생겼습니다. 개발자들로서는 마치 1990년대 초반 같은 기회가 온 셈입니다. 코딩을 몰라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새 판’이 열린 셈입니다.”
케빈 스콧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8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년 간 MS의 AI 에이전트 활성 사용자가 215% 늘었고 MS 연구원부터 프로그래밍 경험이 전혀 없는 고등학생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스콧 CTO는 MS의 오픈AI 투자를 이끈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MS는 AI 개발·서비스 업체인 동시에 내부 개발에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다. 내부 코드 30% 가량이 AI로 작성되고 있을 정도다. MS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자연어로 코딩하는 ‘바이브 코딩’ 확산에도 앞장 서고 있다. 스콧 CTO는 “연구 과제를 딥리서치에 요청하면 대학 시절 나흘 밤을 새야 했던 과제가 이제는 4분 만에 해결된다"며 "14세 딸이 친구들과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앱이 2008년 내가 처음으로 만들었던 모바일 앱보다 훨씬 낫다”며 말했다.
코딩을 몰라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새 판’이 열렸다는 의미다. 그는 “25살 당시 내게는 ‘무어의 법칙(2년마다 반도체 성능이 2배 늘어난다는 관측)’ 밖에 없었는데 지난 6년간 AI 가성비는 매년 10배씩 향상되고 있다”며 “(개발자는) 이제 ‘너무 비싸서 할 수 없다’고 변명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더 싸고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스콧 CTO는 AI의 잠재력을 완전히 활용하기 위한 생태계 구축이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AI가 거짓말을 하는 ‘환각’ 현상을 해결하는 한편 인간과 같은 범용적 지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인간과 같은 ‘생물학적 기억 구조’를 도입하는 한편 ‘모델 맥락 프로토콜(MCP)’로 보편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AI가 인간처럼 맥락을 파악하고 파편화된 기억을 조직화할 수 있도록 검색증강생성(RAG·AI가 새 정보를 통합하는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AI 에이전트가 이 세상 모든 것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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