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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돌아온 외국인…AI·전력설비 “사자” 2차전지·바이오 “팔자”[선데이 머니카페]

“AI 투자 확대” SK하닉 1.3조원 폭풍 매수

바이오·배터리 “정책 우려" 코스닥도 매도

방산·조선 한화株 매도 '종목 옥석 가리기'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한국 증시에서 발길을 끊었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10개월 만에 돌아왔습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인데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2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습니다. 외국인들은 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력설비 등 인공지능(AI) 밸류체인에 속한 종목들을 대거 매집한 반면, 2차전지·바이오 관련 종목들은 순매도했습니다. 오늘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외국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들을 사들였는지, 그 투자 배경은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2일부터 1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조 4720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온 바 있습니다. 이 기간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금액만 38조 4969억 원에 달하는데, 특히 지난달에만 9조 3552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대규모 엑소더스(대탈출)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가장 집중된 업종은 단연 AI 관련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업종이었습니다. 이달 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확대 계획이 구체화되자 관련 종목들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AI 투자 확대” 기조에…SK하닉 1.3조원 집중 매수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000660)는 단일 종목으로만 무려 1조 2915억 원이 순매수되며 수급의 중심에 섰습니다. HBM 후공정 장비를 제조하는 한미반도체(042700)에도 193억 원이 유입됐고, 전력설비 관련 종목들에도 자금이 흘러들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장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HD현대일렉트릭(267260)(1468억 원), 효성중공업(298040)(735억 원), 가온전선(000500)(50억 원), 대한전선(001440)(45억 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현재까지 HBM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에 대해서는 5585억 원어치를 팔며 순매도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연합뉴스


원전 관련주도 주목 받았습니다. 외국인들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에 2728억 원, 현대건설(000720)에 171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중동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에서 원전 도입을 늘리는 움직임에 따라 신규 프로젝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오·2차전지 “리스크 여전”…코스닥 순매도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1880억 원 규모의 순매도가 나타났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2차전지와 바이오 업종으로 구성돼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은 업종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2063억 원), 삼성SDI(006400)(394억 원), LG화학(051910)(1060억 원), 에코프로(086520)(120억 원) 등 주요 2차전지 종목들을 잇달아 매도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 기업들의 대규모 유상증자 강행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바이오주 역시 외국인의 매도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셀트리온(068270)(2063억 원), 알테오젠(196170)(1503억 원), SK바이오팜(326030)(292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19억 원) 등 굵직한 바이오 종목들에 매도세가 집중되며 업종 전반에 부담을 더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 품목별 관세 등 정책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는 약가 인하 정책에서 오히려 수혜를 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어, 추후 종목별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해보입니다.

1분기 주도주 방산·조선 “종목별 옥석 가리기”


한편 그간 강세를 보여 온 방산과 조선업종에도 종목별로 엇갈린 수급이 나타났습니다. HD현대중공업(329180)(1271억 원), HD현대미포(010620)(1247억 원), HD한국조선해양(009540)(830억 원) 등은 순매수 종목에 포함됐지만, 한화오션(042660)(546억 원)은 되레 매도 리스트에 이름 올렸습니다. 방산에서는 LIG넥스원(079550)(1287억 원), 한화시스템(272210)(990억 원)에서 매수 우위가 나타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438억 원), 현대로템(064350)(958억 원), 한국항공우주(047810)(364억 원) 등은 순매도 흐름을 탔습니다.

결국 외국인은 ‘AI·전력설비·원전’이라는 확실한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투자를 재개하고, 단기 실적이 불투명하거나 정책 리스크가 부각되는 업종은 과감히 비중을 줄이는 전략을 택한 셈입니다. 이는 미중 갈등 완화와 AI 투자 확대, 글로벌 원전 확산이라는 추세에 대응하는 움직임으로 읽힙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인덱스도 100.6까지 떨어지고, 미국채 2년물 금리도 3.95%까지 하락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증시가 큰 조정 없이 V자 반등을 보인 것은 차익 실현 압력을 강화하는 요인이지만, 외국인 순매수 등 긍정적인 신호는 저평가됐던 국내 증시가 추세적인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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