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도 중국이 유리한 정책 환경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초격차 산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휴머노이드는 정책 지원, 기술력, 수요라는 3박자를 고루 갖춘 투자처입니다.”
이가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가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노동력 부족과 내수 진작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를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의 원년으로 공식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매니저는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거친 뒤 중국 시장을 오래 분석해오며 ETF 업계 내 중국통으로 꼽힌다.
삼성자산운용은 세계 최초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을 13일 출시했다. 유비테크, 리더 드라이 등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에 속한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출시 3일 만에 약 순자산가치(AUM) 400억 원을 달성했다. 담당 운용역인 이 매니저는 “이번 상품은 중국에 대한 투자 환경이 구조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며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에는 중국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긴축 재정 국면에 있었지만 현재는 레버리징과 대규모 재정 확장 기조가 맞물리며 대응 여력이 충분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술력과 수요 측면에서도 중국 휴머노이드는 유망한 투자처라는 게 이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딥시크’의 출현은 중국의 기술력에 대한 성장 모멘텀을 확인한 사례”라며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 구조, 구동 원리 등이 전기차와 유사한 만큼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에도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2030년 산업 도입, 2040년 가정용 확산, 2050년 우주산업 활용을 포함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발전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이번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ETF는 전기차·자율주행 등 빅테크 전반에 투자하는 타사 ETF와 달리 휴머노이드 테마에만 투자한다. 핵심 부품의 실제 중요도에 따라 구성종목의 비중을 조절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매니저는 “기관투자가 전용으로 본토에 상장되지 않아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종목까지 포함한 유일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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