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달 보다 11%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미·대중 ICT 수출액은 둔화하거나 줄어드는 등 통상 정책 불확실성의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이같은 내용의 ‘2025년 4월 ICT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ICT 수출액은 189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170억 8000만 달러)보다 10.8% 상승했다. 역대 4월 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지난달 ICT 수입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113억 달러, ICT 무역 수지는 76억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ICT 수출은 올해 들어 증가 폭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ICT 수출은 1월 0.4% 감소했지만 2월에는 0.2% 증가로 반전했다. 이후 3월 ICT 수출은 9.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ICT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16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2% 올랐다. D램과 같은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이 상승함과 동시에 HBM 등의 고부가 반도체 수요도 여전히 높아 수출액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월 휴대폰 수출액은 11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8.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15억 2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7.6% 뒷걸음질 쳤다.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완성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출하 일정을 조정하면서 시장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4월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액은 8억 달러로 일 년 전보다 11.9% 감소했다.
전체 수출액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지만 대미·대중 ICT 수출은 부진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을 포함한 중국으로 보낸 ICT 제품은 총 72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ICT 대미 수출액 역시 20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미 ICT 수출액 증가율은 1월부터 매달 24.5%, 11.6%, 19.4%, 0.5% 순으로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무역 규모가 억제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지역으로 향하는 ICT 제품은 대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의 경우 반도체(40.6%), 휴대폰(18.4%) 수출이 크게 늘며 ICT 수출액이 13.4%(30억 5000만 달러) 늘었다. 대만은 HBM 등 반도체 수출이 급증(107.4%)한 덕에 ICT 수출액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일본, 대인도, 대유럽 ICT 수출 역시 전년 대비 각각 18%, 8.5%, 14.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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