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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2 통상 담판 재개…LNG·원유 더 사고 투자 확대[Pick코노미]

■전권받고 美로…'2+2 협상' 담판

구윤철·여한구 방미…"시간 없어"

베선트 美재무·USTR대표와 협상

가스公 미국산 LNG 2배 늘리고

필리 조선소에 50년만에 발주 등

대미 무역수지 개선 구체화 논의

구윤철(왼쪽 첫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송미령(왼쪽 두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정관(왼쪽 세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경제의 앞날이 걸린 한미 ‘2+2 통상 협상’이 이달 25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개최된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25% 상호관세 부과일을 8월 1일로 못 박은 만큼 이번 협상은 사실상 최종 담판의 성격을 띌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2 회의를 하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구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 본부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경제 부처 장차관 13명이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긴급하게 회의를 열어 대미 협상 전략을 논의했다”며 “8월 1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다만 구체적인 협상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는 한국에 대한 25% 상호관세 인하 및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 인하 필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비관세를 포함한 통상 협상 외에도 방위비 증액 등 안보 현안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 부총리는 “국익과 실용 차원에서 마지막 갈 때까지 최선을 다해 아주 촘촘한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협상 일정이 확정되면서 협상단 멤버들도 속속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 본부장이 이날 출국했고 구 부총리는 24일 미국으로 출발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2+2 회의 멤버 외에도 외교부 장관과 산업부 장관도 출국해 각자 카운터파트와 협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제시한 상호관세 데드라인(8월 1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미 양국의 통상·환율 줄다리기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최대 관심사가 무역수지 적자 폭 축소와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인 만큼 우리도 미국의 요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면서도 우리나라의 국익을 지킬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관세 협상이 대미 투자·구매와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로 선순환되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방미 기간 미국 측에 제안한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기본 틀을 바탕으로 대미 무역흑자 축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 본부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미국에 제시할 협상안을 공개하고 전권을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우선 에너지 품목 중심으로 미국산 수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9일 200만 배럴 규모의 미국산 경질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석유공사는 3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00만 배럴씩 미국산 경질유 구매 계약을 마쳤다. 그동안 중동에서 들여오던 원유 약 600만 배럴을 미국산으로 대체한 것이다. 7월 들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65~68.5달러 폭을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수지를 4억 달러(약 5553억 원)가량 개선할 수 있는 물량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는 무역흑자를 더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전체 수입 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정부 판단에 따라 상당한 미국산 물량을 도입할 수 있어서다. 실제 가스공사는 미국산 LNG를 최대 300만 톤 추가 도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미국산 LNG 도입 물량이 386만 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수입 규모를 두 배 가까이 늘리는 셈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산 LNG 수입 평균 가격인 톤당 548.2달러를 단순 적용하면 수입 대체 규모는 약 16억 4400만 달러에 달한다. ★본지 7월 17일자 1·3면 참조

1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필리십야드 4도크에서 국가안보다목적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조선 산업에서는 이미 한미 간 협력의 성과물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운 자회사인 한화해운과 미국 필리조선소가 3480억 원 규모의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건조 상당 부분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진행되지만 필리조선소가 미국 해양경비대(USCG)의 미국 법령과 해양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인증 작업을 지원한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한미 조선소 공동 건조 모델을 앞으로도 확대하면서 국내 조선소의 건조 기술을 필리조선소에 단계적으로 이양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조선소에 수출형 LNG 운반선이 발주된 것은 1970년대 말 이후 약 50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이 이 같은 카드를 내밀어도 미국은 협상 막바지까지 더 많은 구매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방미 당시 미국 측이 여 본부장에게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터무니없는 협상안을 제시하면서 논의를 주도하는 방식을 곧잘 써왔다”며 “원유·LNG 도입 확대 정도로 미국이 쉽게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요구에 맞춰 협력과 투자를 약속하더라도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은 피하는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 25%, 철강 50%에 달하는 품목관세를 기본관세율 수준인 10%로만 낮춰도 성공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협상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일단은 한미 양측이 원칙적 틀에 합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 측 발언을 보면 협상 시한보다 양질의 내용을 우선하고 있다. 요구 강도를 낮출 것 같지 않다”며 “이번 협상에서 최대한 이견을 줄이고 원칙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한 달 남짓한 시간 내에 전체 무역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협상을 디테일하게 진행하기는 어렵다”며 “앞서 협상을 타결한 영국과 베트남 등도 원칙적인 합의를 한 뒤 구체적인 실무 협의는 뒤이어 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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