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인 ‘알로요가’가 서울 강남에 국내 첫 매장을 여는 가운데 백화점에도 입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으로 편한 옷차림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이어지며 애슬레저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알로요가는 올 8~9월 롯데백화점 본점과 더현대 서울에 입점한다. 앞서 알로요가는 7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국내 1호 매장인 ‘알로 도산공원 플래그십 스토어’를 약 170평 규모로 열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로요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한국 시장을 겨냥해 블랙핑크 멤버 지수와 방탄소년단(BTS) 진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2007년 설립된 알로요가는 대표적인 럭셔리 애슬레저 브랜드다. 제품 가격이 통상 10만~20만 원대에 달할 정도로 비싸 '요가복계의 샤넬'이라는 별칭도 지니고 있다. 현재 미국 내에만 약 100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과 아일랜드, 이스라엘, 쿠웨이트, 태국 등 12곳의 국가에도 진출했다. 2022년 첫 매장을 연 캐나다의 경우 벌써 14개 매장을 오픈하는 등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같은 확장세에 힘입어 알로요가의 매출액은 2022년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넘어서며 전년보다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법인을 설립하고 직진출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알로요가가 국내에서 올해만 수 개의 매장을 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는 것은,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 가운데에서도 한국의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퓨처마켓인사인트에 따르면 2019년 2330억 달러(약 326조 원) 수준이던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2024년 3967억 달러(약 555조 원)로 급증했다. 업계는 시장이 연 평균 8.8%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10년 뒤인 2034년 9200억 달러(1287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연 평균 1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일본(10.4%), 영국(10%), 중국(9.6%), 미국(9.1%) 등의 예상 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이미 빠르게 성장해오고 있다. 국내 브랜드인 젝시믹스의 매출액은 2022년 2068억 원에서 2023년 2325억 원, 지난해 2715억 원으로 2년 만에 31% 증가했다. 안다르 역시 2022년 1690억 원, 2023년 2025억 원, 2024년 2367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년 새 40.1% 증가했다. 캐나다 브랜드인 룰루레몬의 국내 매출액도 2022년 852억 원에서 1173억 원으로 1년 만에 37% 늘었다. 룰루레몬의 지난해 국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매장 수가 더욱 늘어난 만큼 업계에서는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애슬레저는 단순 운동복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팬데믹 이후 건강을 중시하는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이 젊은층 사이에서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애슬레저 시장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