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예고한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가 3일 발효되는 가운데 한국의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 규모가 연간 135억 달러(약 19조 원)에 달해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 대상이 되는 자동차 부품 품목은 미 무역대표부(USTR)의 국제상품분류체계(HTS) 10단위 기준으로 332개 품목에 해당된다. 이들 부품은 대부분 자동차 산업에 사용되지만, 자동차 부품으로 분류되지 않거나 자동차와 직접적 연관성이 낮은 품목도 다수 포함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협은 이번 관세 추가 조치에도 안전성, 내구도가 중요한 자동차 특성상 미국 내 수요기업이 단기적으로 소재·부품 거래선을 변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관세 인상분이 최종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면서 이에 따른 수요 위축 및 수출 감소 우려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의 수입 물량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증가하는 경우 트럼프 정부가 이를 관세 대상에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자동차 부품 수출 시장이며, 미국 기준으로 한국은 5∼6위 수입국에 해당한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 가운데 한국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6.4%로, 135억 달러에 달한다. 세부 품목 별로는 배터리·모터 등 전동화 부품(30억 달러·한국 부품 비중 8.4%), 새시 및 구동축 부품(30억 달러·6.0%), 자동차용 전자·전기 부품(25억 달러·4.4%), 차체 및 부품(23억 달러·8.3%), 엔진 및 부품(13억 달러·6.0%), 자동차용 타이어 및 튜브(8억 달러·5.2%) 등이다.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2020년 29.5%에서 2024년 36.5%로 증가했고, 미국의 대한국 수입 비중은 같은 기간 6.6%에서 7.3%로 소폭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3일부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25% 관세 조치를 확대하는데, 한해 동안 미국에서 완성한 자동차의 경우 자동차 가격(MSRP)의 15%에 해당하는 부품 금액에는 25% 부품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어 두 번째 해는 10%에 해당하는 부품으로 관세 미 부과 범위를 줄인다.
전윤식 무협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 큰 만큼 관련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기업별로 수출 다변화 등 세부 대응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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