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은 돈에 비해 배당 진짜 세네요.” “최고 수익 종목이네요.”
서울보증보험(031210)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이 지급됐던 지난달 30일 네이버 종목토론방에서는 서울보증을 찬양하는 수십 개의 게시글이 쏟아졌다. 서울보증은 공모주 청약 때만 해도 한 자릿수 경쟁률로 인기가 없었지만 금리 인하기 9%에 육박하는 시가배당률이 현실화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고 연기금 매수세 유입으로 주가마저 고공 행진 중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보증 주식은 전 거래일 대비 1.86% 오른 3만 5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보증은 3월 13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는데 공모가 2만 6000원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36.7%에 달한다. 특히 연기금이 꾸준히 매수하면서 상장 후 지금까지 51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던 LG씨엔에스(064400)·씨케이솔루션(480370) 등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상황과 대조된다.
서울보증이 지난해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건 글로벌 증시 불안과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고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상장 당시만 해도 연 4.3% 수준이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연 4.16%로 한 달 반 만에 14bp(bp=0.01%포인트) 떨어졌다. 앞서 서울보증이 상장을 한 차례 철회했던 2023년 10월에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5%에 육박했었다.
서울보증이 주당 2865원을 지급한 이번 배당은 지난해 사업연도 이익배당으로 배당락 직전 주가(3만 3100원) 기준 배당수익률이 8.65%에 달한다. 이때 서울보증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가 전날 주식을 매도했다면 9%에 가까운 배당수익률에 더해 약 7.4%의 자본 차익까지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서울보증의 이번 배당은 총 2000억 원 규모였는데 2027년까지는 비슷한 규모의 배당정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보증은 1월 정관 개정을 통해 분기 배당 근거를 마련했다.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하면 배당락에 따른 주가 하락 폭을 줄일 수 있다. 상반기 결산 시에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를 통해 최소 배당액 정책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주가 부양 및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향후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보증이 기업공개(IPO) 당시 기업가치 산출을 위해 적용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1배(주당 평가액 4만 5016원)로 시가총액 3조 1000억 원 수준이다. 현재 서울보증 시가총액은 2조 5000억 원에 못 미친다.
다만 장기화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는 변수다. 경기 악화로 전세 보증금 대위변제액 등이 늘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서울보증의 순이익은 2133억 원으로 전년(4179억 원) 대비 약 4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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