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가 벤처기업들이 '주 52시간제'를 준수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생산성 저하와 인건비 부담 등이 주요 사유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에 협회는 벤처기업들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주 52시간제 개편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가 1일 발표한 '벤처기업 주 52시간제 운영 실태 및 애로조사' 결과에서 응답 기업의 41.1%가 주 52시간제 준수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벤처기업 567개사 대표이사와 인사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지난 3월 말 진행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44.4%)이 서비스업(35.8%)보다 주 52시간제 준수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 규모가 클수록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으로, 50인 이상 기업의 70% 이상이 제도 준수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벤처기업들은 주 52시간제 준수를 위해 ‘생산성 저하·운영 차질(42.5%)', 구인난, 인건비 부담 등 ‘인력문제’(30.1), 설비투자, 관리비용 증가 등 ‘비용 부담’(17.1%) 등의 애로를 겪고 있다.
또 협회는 이번 조사에서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근로시간 총량제'와 '근로시간 예외 규정' 도입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근로시간 총량제는 월·분기·연 단위 등 일정 기간 내에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근로시간 예외 규정은 특정 인력에 대해 근로시간 준수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말한다.
근로시간 총량제가 도입될 경우 활용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 응답 기업의 68.4%로, 제도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예외 규정은 60.3%가 특정 시기에 한해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획일적인 주 52시간제의 도입으로 벤처기업의 생산성 악화와 비용부담이 증가하며 글로벌 경쟁력 등 벤처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면서 "벤처기업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를 유연화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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