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자 전력을 테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으로 전력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유럽 전력 시스템 문제가 드러나면서 노후 설비 교체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전력핵심인프라 ETF는 전 거래일보다 6.28% 상승 마감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HANARO 전력설비투자 ETF도 5.86% 올랐다. 두 ETF에 모두 포함돼 있는 LS ELECTRIC(010120)(8.32%), LS(006260)(5.08%), 효성중공업(298040)(7.33%), 일진전기(103590)(9.47%) 등의 구성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다.
SOL 미국AI전력인프라(2.14%), KIWOOM 글로벌전력 GRID 인프라(1.22%), TIGER 글로벌AI전력 인프라 액티브(0.58%), KODEX 미국 AI전력 핵심인프라(0.71%) 등 글로벌 전력 테마 상품들 역시 모처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전력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한 것은 28일(현지 시간) 스페인과 포르투갈 일대에서 대규모 정전으로 인프라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페인·포르투갈 정부가 대규모 정전의 원인을 확인 중이지만 유럽 전체 전력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아울러 AI 발전과 함께 전 세계 전기 수요도 늘면서 전력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크다. 이날 삼정KPMG가 발표한 ‘전력 인프라로 완성될 전기의 시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순전력 소비량은 2만 7047TWh(테라와트시)로 1980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김효진 삼정KPMG 부대표는 “현재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인프라 공급자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며 “향후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미래 먹거리 선점을 통해 국내 전력 인프라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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