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달 4일 파면 이후 일주일간 한남동 관저에서 머물며 총 228톤이 넘는 물을 사용해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관저에 견줘 오히려 적은 수준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주장은 유치하고 치졸한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수돗물 사용량 논란과 관련, “과거 청와대 관저에서는 일일 40~50톤의 수돗물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달 4~10일 윤 전 대통령 관저 일평균 사용량은 32톤”이라고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윤 의원이 서울시 상수도를 관리하는 아리수본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청와대 관저와 한남동 관저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청와대 관저에는 관저 사용량만 측정하는 수도 계량기가 없는 반면, 한남동 관저에는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주장한 청와대 관저 수돗물 사용량은 관저뿐만 아니라 비서실, 업무동, 영빈관 등 청와대 내 모든 시설과 조경 관리를 위해 사용된 수돗물양의 합계라는 것이 윤 의원의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청와대의 대지 면적은 7만6600여 평으로, 4000여 평인 한남동 관저의 20배에 육박한다. 윤 의원은 청와대에 설치된 수도 계량기는 2대라고도 덧붙였다.
윤 의원은 “서로 비교 대상이 아닌데 마치 그 둘이 같은 것처럼 (대통령실이) 장난질을 치고 있는 것”이라며 “조금만 확인해 봐도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 16일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리수본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파면을 선고받은 4일부터 퇴거 하루 전인 10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총 228.36톤의 수돗물을 사용했다. 이는 매일 최소 28톤에서 최대 39톤의 수돗물을 사용한 양으로, 이 기간 동안의 수도요금은 총 74만6240만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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