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영 전주송천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금고의 정체성에 대해 “단순히 예금과 대출만 하는 곳이 아니라 조합원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관계금융이야말로 상호금융조합의 본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관계금융은 고객의 재무제표나 소득 같은 정량 지표보다는 오랜 시간 쌓은 신뢰와 상호작용에 기반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어느 집에 누가 살고, 가게 하루 매출이 얼마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밀착 관계가 바탕이 된다. 이는 지역 기반의 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조합에 가장 적합한 금융 모델로 평가된다.
전주송천금고는 이러한 철학을 공간에서도 실현하고 있다. 전주송천금고는 사옥 1층에 갤러리, 4층에 무료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3층에는 문화센터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이 방문하는 4층 카페는 조합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상호금융조합으로서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공고히 다지는 관계금융의 현장이다.
송 이사장은 1990년 전주송천새마을금고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30년 넘게 한길을 걸어왔다. 2020년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매해 흑자를 냈다. 2020년 말 현재 7101억 원이었던 금고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517억 원으로 약 5.8% 불어났다. 2023년 7월 발생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당시에도 금고를 지켜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송 이사장은 지난달 서울경제신문의 ‘2025 베스트 뱅커 대상’의 ‘베스트 상호금융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당시 뱅크런을 겪으면서) 조직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소통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회고했다.
현재 송 이사장은 금고의 기초체력을 탄탄히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20년 동안 해오던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2023년 중단했는데 조합원 중심이라는 상호금융 본연의 가치에 다시 집중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지금은 체력을 다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조합원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조합원 증가는 운영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고액의 출자금을 내는 소수의 조합원보다는 비교적 소액이라도 많은 조합원이 출자를 하면 더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억 단위의 출자금을 낸 일부 조합원들은 배당률이 낮아지면 이탈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금고 기반을 넓히면서 알차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조합원 기반을 다지면 자기자본이 늘고 그만큼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풍부해질 수 있다”며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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