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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부지 네 번째 개발 도전…롯데, 자산 리스트럭처링 속도 [시그널]

■롯데 '4조 서초동 부지' 개발 속도

“서울시와 논의” 원론 답변인 줄 알았는데

다수 건축사무소 접촉, 개발 청사진 그려

매각 대신 개발 수익 극대화 방향 정한 듯

2000억 몸값 롯데白 미아점 인수군 물색

“저효율 부동산 자산 지속적 매각 예정”





롯데그룹의 서울 서초동 부지 개발 속도에 대해 업계는 예상 밖 빠른 전개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롯데그룹은 올 2월 주요 상장사가 모두 참여해 그룹사 ‘기업설명회(IR) 데이’를 진행한 자리에서 “서울시와 서초동 부지 개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업계에서는 “원론적 답변으로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두 달 사이 다수 건축사무소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며 구체적인 개발 청사진을 구상하는 단계로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23일 “롯데그룹이 일부 자산 매각으로 급한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며 “서초동 부지를 직접 챙겨 개발 수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서초동 부지 개발 소식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서초동 부지는 4만 2312㎡(1만 2799평) 규모로 과거 음료 공장 자리였다. 2000년 공장을 이전하면서 물류창고와 영업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강남역과 교대역 사이 강남대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버금가는 핵심 부동산 자산으로 꼽힌다. 강남 한복판의 대규모 부지라는 희소가치 때문에 호가는 평당 3억 원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 경우 최대 4조 원의 가치가 예상된다. 개발 호재도 붙어 있다. 해당 부지는 2022년 서울시 특별계획구역3으로 지정되며 부지 종 상향을 통한 복합개발의 길이 열렸다. 또 사전 협상 대상지로 선정돼 용적률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서초동 부지 개발을 위해 서울시와 세 차례 논의를 거쳤지만 번번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인 셈이다. 2009년 롯데그룹은 서초동 부지 개발을 위해 서울시에 처음으로 사전 협상을 신청했다. 이듬해인 2010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개발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서울시와 서초구의 사전 협상 절차가 추가 진행되지 않으며 개발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후 2015년에는 47층 복합시설 개발계획을, 2020년에는 여의도 63스퀘어(249m)와 비슷한 250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협의 지연, 용도지역 문제, 인근 부지와 공동 개발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매번 협상 단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롯데그룹은 핵심 자산은 자체 개발로 돌려 수익을 최대화하는 한편 비핵심 자산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미아점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023530)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미아점의 옥외 주차장 등 유휴 부지 매각을 추진해 200억 원을 확보했다. 당시 롯데백화점 미아점까지 통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롯데쇼핑은 부인했었다. 그러나 최근 CBRE코리아가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 다수 인수 후보군을 접촉하며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상 매각가로는 2000억 원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그간 롯데백화점 미아점 매각 가능성을 높게 봤다. 주변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미아점과 대중교통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 수요를 빼앗기며 매출이 꾸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6년만 해도 2000억 원대였던 미아점 매출은 지난해 1500억 원대까지 하락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전국 70여 개 백화점 중 59위에 해당한다.

다만 예상대로 매각이 되지 않을 경우 서초동 부지처럼 자체 개발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을 매각하려 시장에 내놓았지만 뚜렷한 인수 후보가 나오지 않으며 매각을 철회했다. 이후 오피스 개발 등 자체 개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올 들어 유동성 확보 성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올 3월 롯데지주(004990)는 주주총회에서 지난해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약 3조 50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계열사 및 지분 매각의 경우 △롯데렌탈 매각(1조 5729억 원)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매각(6500억 원) △Avolta AG 주식 매각(1720억 원) 등을 통해 3조 1528억 원을 마련했다. 부동산 자산의 경우 △호텔 L7강남 바이 롯데(3300억 원) △롯데마트 수원영통점 매각(870억 원) △롯데백화점 미아점 유휴부지 매각(200억 원) △롯데마트 권선점 유휴부지 매각(35억 원) 등으로 총 4405억 원을 확보했다.

특히 부동산 자산의 경우 추가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지주는 3월 주총에서 “지금 밝혀서는 안 되는 상황이지만 저효율 자산이나 저효율 건물·빌딩에 대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효율이 떨어지는 부동산 자산들은 지속적으로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로 홍역을 겪은 롯데그룹이 추가 논란을 차단하는 데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며 “비핵심 자산 매각과 미래 사업 투자 모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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