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이차전지·수소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 풋옵션 조항에 따라 공모가 하단 기준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물어줘야 하는 점이 부담이지만 롯데그룹 측은 상장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이차전지 분야에서 원자재 운송, 폐배터리 회수 및 재활용까지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아우르는 물류 역량을 확보했다”며 “수소 분야에서는 그룹사 협업을 토대로 암모니아 해상 운송과 연계된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공모가 하단에 그치더라도) 밴드 내에서는 상장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988년 설립된 현대로지스틱스와 1996년 출범한 롯데로지스틱스가 2019년 합병해 탄생한 기업으로 국내 2위 종합 물류 사업자다. 전국 19개 터미널과 아시아 최대 규모 ‘메가 허브 터미널’ 등에서 매일 210만 개의 박스를 처리한다. 11개국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해외 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수익성이 높은 2차전지 원료·완제품 물류 사업에도 진출했다. 최근 시장 트렌드에 맞춰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물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개시했다.
30%를 웃도는 롯데그룹 계열사 매출 비중은 강점이자 약점으로 꼽힌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지난해 롯데 주요 계열사를 통해 거둔 매출은 1조 2400억 원으로 전체 매출(3조 9983억 원)의 34.7%를 차지한다. 동종 계열사를 통해 얻는 이 같은 ‘캡티브 매출' 비중은 △2020년 31.7% △2021년 29.4% △2022년 28.3% △2023년 32.5%로 꾸준히 30%에 근접하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계열사 업황이 부진하면 수익이 함께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약점이다.
롯데그룹은 과거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에이치PE가 취득한 1주당 가격보다 낮은 공모가로 상장하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차액을 보전해 주는 폿옵션 계약을 맺었다. 에이치PE의 풋옵션 행사 가격은 주당 5만720원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가가 희망 범위(밴드·1만 1500∼1만 3500원) 하단에 그치면 차액이 2931억 원에 달하게 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공모 주식 수는 1494만 4322주로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2017억원이다. 이달 24∼30일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달 12∼13일 청약을 받는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고 공동 주관사는 KB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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