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현대면세점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앞서 시내 면세점 폐점 결정에 이어 인력 감축에 나서며 경영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이달 4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안내문을 공지했다. 신청 대상은 2021년 12월 31일 이전에 입사한 직원이 대상이며 근속기간 3년 이상 직원에게 성과연봉액 기준 12개월치, 5년 이상 직원에게는 17개월치를 특별위로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미사용 연차휴가와 수당은 별도 지급한다. 접수 기한은 오는 18일까지이며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다음달 31일까지 유급 근무 면제 기간을 부여할 방침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폐점·축소에 이어 고강도 경영효율화 작업에 나섰다”라며 “면세산업 전반에 걸친 위기 상황에서 사업을 정상화하고 나아가 미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면세점은 이달 1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7월까지 시내면세점인 서울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삼성동 무역센터점은 현재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축소해 운영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그간 현대면세점은 동대문점과 무역센터점 등 시내면세점 두 곳과 인천국제공항 1∼2터미널점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기준 공항 면세점은 300억 원대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시내면세점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면서 전체 288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내외국인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고환율 등의 악재가 겹쳐 판매가 급감한 탓이다.
면세업계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경쟁업체들도 경영 효율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등도 지난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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