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브랜드 최초로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한다. 기아는 미국 시장 전용 모델을 앞세워 연간 300만 대에 달하는 픽업트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릴 ‘기아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발표한다. 기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다 국제모터쇼’에서 첫 정통 픽업트럭인 타스만을 선보이며 공식적으로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알렸다. 타스만은 지난달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된 후 보름 만에 4000대 이상 계약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타스만은 호주와 중동·남아프리카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기아가 픽업트럭 판매에 나서자 업계에서는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이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제기됐다. 미국은 연간 픽업트럭 판매량이 300만 대를 넘는데 지난해에는 상위 10개 픽업 모델의 판매 대수만 220만 대가 넘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미국 전체 판매대수(171만 대)보다 픽업트럭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셈이다. 미국 픽업 시장에서 기아가 점유율 5%만 차지해도 연간 10만 대 이상 판매량이 늘어난다.
기아가 미국에서 생산·판매할 픽업트럭은 타스만과 다른 새로운 모델이지만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중형 모델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송 사장은 9일 인베스터데이에서 구체적인 픽업 모델과 생산 및 판매 일정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의 미국 전용 픽업 신차는 조지아 공장 혹은 지난달 준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외국산 픽업트럭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 전략이다.
기아가 현대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플랫폼을 이용해 미국 전용 픽업트럭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기아는 자체 플랫폼으로 미국 전용 픽업트럭을 생산해 판매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베스터데이에서 기아의 새로운 픽업트럭과 미국 시장 진출 시기, 전략이 자세히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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