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의 수출액은 1599억 170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1633억 500만 달러)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과 3월 수출액이 증가했지만 아직 1월 감소분을 전부 만회하지는 못한 셈입니다.
5일 관세청의 3월 수출입 현황을 보면 올해 1~3월 수출액은 1599억 1700만 달러, 수입액은 1525억 79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73억 3800만 달러 흑자였습니다. 이 기간 무역흑자는 지난해 1~3월(84억 9500만 달러)보다 11억 5700만 원 적습니다.
올해 1월 10.1% 감소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던 대한민국 수출호는 2월 0.7%, 3월 3.1%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다소 안정을 찾았습니다. 이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에 수출한 금액이 두 달 연속 중국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아세안 수출액이 중국을 제친 것은 2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죠.
실제로 지난달 아세안 수출액은 103억 2000만 달러로 중국(100억 9000만 달러)보다 많았습니다. 2월 아세안 수출액(95억 8000만 달러) 역시 중국(95억 달러)을 앞지른 바 있습니다. 월간 수출 동향에서 아세안이 중국을 넘어선 것은 2002년 2월 이후 처음입니다. 아세안 수출이 두 달 연속 중국보다 많은 것은 2000년 9~10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올들어 대중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데 반해 대아세안 수출은 꾸준히 증가한 영향입니다.
최근 대중 수출이 주춤한 원인은 반도체에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이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며 “수출이 가능한 레거시 반도체는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높아진 데다 가격도 떨어져 수출액이 크게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대아세안 거점은 뭐니 뭐니 해도 베트남입니다. 2014년 223억 5200만 달러였던 대베트남 수출액은 2024년 583억 2300만 달러로 160% 이상 증가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2015년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전후해 양국 간 교역이 급격히 활발해졌다”며 “한국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과거 한·중 간에 형성됐던 교역 체계가 한·베트남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기본 관세 부과 계획이 1기 때보다 더 강력하고 전방위적이라는 점입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캄보디아(49%), 라오스(48%), 베트남(46%)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율을 매겼습니다. 베트남 등을 ‘넥스트 차이나’로 꼽으며 미국의 소비 시장을 공략할 생산 시설을 늘렸던 우리 기업들의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해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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