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거미줄처럼 얽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 미관을 해치는 공중 케이블 15만 본 가량을 정비하는 사업에 착수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제36차 공중케이블 정비협의회를 개최하고 ‘2025년도 공중케이블 정비계획’을 수립·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공중케이블 정비사업은 지자체와 한국전력, 방송통신사업자(정비사업자) 등이 참여해 도로나 건물 등에 거미줄처럼 얽혀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주민들의 생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전선이나 방송‧통신용 케이블 등을 한데 묶어 정리하거나 지하에 매립하는 사업이다.
올해 서울시 25개 자치구와 부산광역시 등 26개 자치단체의 355개 정비구역에서 전주 15만3673본(한전주 11만2653본, 통신주 4만1020본)을 정비하기로 확정했으며, 특히 도심지 등에 포화상태인 전기통신설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와 시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위해(危害) 설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처리해 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로 표면을 굴착하지 않고 통신관로를 매설하는 지향성압입(HDD)공법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HDD는 지중 드릴링 방식의 지중관로 매설 공법으로,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HDD 공법의 도심 활용성이 확인된다면 도로를 장시간 통제해야 하는 기존 지중화 공법에 비해 도로 횡단케이블의 지중화가 쉬워지고, 통행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사고 위험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해부터 국민들의 생활안전을 위협하는 해지 후 방치된 케이블의 일제 철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차년도 사업 추진 결과 약 100만 회선의 해지 케이블을 철거했고, 전국에 누적·방치된 해지 케이블을 모두 철거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매해 약 200만 회선을 철거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는 서비스를 해지하면 30일 이내에 방문·철거하는 주소 기반 철거 체계로 전환, 해지 케이블이 방치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해지회선 철거사업 확대는 전국적으로 시행되며, 철거 현장에 참여하는 정보통신공사업체에도 다소간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정비 이후에도 공중케이블이 재난립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인입설비(인입전주 - 건물 구간의 설비) 공용화 시범사업, 공동주 활용 시범사업, HDD 공법을 활용한 지중화 시범사업, 인입관로 사전협의 절차개선을 추진하는 등 신기술 도입과 정책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수립할 예정인 ‘제3차 공중케이블 중장기 종합계획(2026~2030년)’에서는 생활환경 주변의 공중케이블 재난립을 근본적으로 방지하여 정비 완료 지역이 쾌적한 경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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