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장기간 표류 중인 웅동1지구 개발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경남개발공사를 단독 사업시행자로 직권 지정한다.
경자청은 17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사업시행자 직권 지정 등을 포함한 웅동1지구 정상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경자청은 공익성과 책임성, 전문성 등을 결정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공익성은 과도한 개발이익·특혜 소지 차단이 핵심이다. 웅동1지구 개발사업은 사업 협약이 처음 체결된 2009년 225만 8692㎡(68만 평) 토지취득가액이 136억 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14배 이상 오른 1915억 원에 달한다. 장래 개발 시 토지 가액은 이보다 더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영개발이 아닌 민간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민간에게 토지를 조성원가로 제공하게 되는데, 이 경우 과도한 개발이익·특혜 소지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앞서 11일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지금 땅값이 올라 민간사업자에게 원가로 주면 엄청난 특혜라며 공영 개발 방식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경자청은 책임성으로 종전 공동 사업시행자인 경남개발공사 체제가 의사 결정 혼선과 지연 방지에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풍부한 개발사업 경험과 신속한 사업 추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경자청은 현 민간 사업자인 진해오션리조트의 기한 내 대출 미상환에 따른 문제 해결하려면 단독 시행자 지정을 통한 조속한 사업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효율적이고 신속한 사업 추진 적임자로 개발사업 경험과 역량을 지닌 경남개발공사를 꼽았다.
경자청은 이달 중 경남개발공사를 단독사업시행자로 직권 지정할 계획이다. 개발계획 기간 연장을 위한 실시계획 변경 절차를 9월까지 완료해 도로 등 남은 기반 시설을 완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36홀짜리 골프장만 조성해두고 잔여 사업(휴양문화시설·숙박시설·스포츠파크 조성)을 일절 이행하지 않은 민간 사업자 진해 오션리조트와 관계 정리에도 나선다.
기존 사업시행자인 경남개발공사·창원시와 진해오션리조트가 맺은 협약에 따라 이들 간 협약이 해지되면 경남개발공사와 창원시는 진해오션리조트에게 확정투자비(골프장 건설비용 등)를 오는 12월까지 지급해야 한다. 현재 확정투자비는 1500억~24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경남개발공사는 이 확정투자비 부담을 조건으로 새로운 민간 사업자를 찾아 선정하고 골프장 등 시설물 양도·양수 협의 후 골프장 운영권을 줄 계획이다. 골프장 외 애초 계획했던 휴양문화·숙박시설·스포츠파크 등 잔여 사업을 진행할 민간 사업자도 찾는다.
해당 시설들이 들어서는 웅동1지구 내 토지소유권은 경남개발공사·창원시가 그대로 갖되, 시설을 짓고 운영할 권리를 민간에 준다는 게 경자청 방침이다. 어떤 시설을 들일지는 추후 용역과 개발(실시)계획 변경 등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소멸어업인 생계대책부지 문제 해결에도 나선다.
지난 2022년 진해·의창소멸어업인조합은 진해신항 건설 과정에서 사라진 어장 대신 받기로 했던 생계대책 터(웅동1지구 내 22만 4800㎡, 창원시 토지 지분 중 10%)를 사들였다. 문제는 소멸어업인조합이 땅만 소유하고 있을 뿐 개발행위는 전혀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경자청 웅동1지구 개발 권리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운영 특별법’에 따라 시행자에게만 있는데, 이 시행자는 국가·지방자치단체·공사 등으로 한정돼 있고 시행자 자격 단서도 있다. 이 때문에 소멸어업인들은 생계 터를 웅동1지구 사업구역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를 해결하고자 경자청은 생계대책부지 사업지구를 분할하고 소멸어업인에게 사업시행자 지위를 줄 계획이다.
다만 해당 생계대책 터에 웅동1지구 전체 개발 방향과 맞는 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발계획 변경 때부터 조합 측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박성호 경자청장은 “이러한 정상화 추진 계획은 웅동지구 사업 정상화와 향후 신속한 개발을 위해 마련한 현실적이면서도 최선의 대안”이라며 “향후 개발계획 수립 등이 단계별로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웅동1지구 사업은 1단계(골프장·클럽하우스·오수처리장), 2단계(휴양문화시설·숙박시설·스포츠파크 조성)로 나눠 추진했다. 2017년 12월 골프장(36홀)은 개장했으나 나머지 사업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경자청은 지난 2023년 3월 개발사업 지연 등 책임을 물어 경남개발공사·창원시 사업시행자 자격을 박탈했다. 시는 경자청 처분에 불복 소송을 제기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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