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야의 헌재 압박과 탄핵 찬반 단체들의 광장 집회·시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승복 선언을 주저하며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선동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승복은 윤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탄핵 인용이 아닌 기각·각하 결정이 날 경우 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뉘앙스를 줬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다수의 대선주자들이 승복 메시지를 발표한 것과 대비된다.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가 끝까지 ‘승복’ 의사를 천명하지 않으면 헌재 선고 이후 국론 분열이 증폭되고 나라 전체가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은 여야가 정치 불안 해소와 경제안보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여야 정치권은 계엄·탄핵 사태로 인한 보수·진보 진영의 극한 대립을 막기 위해 정쟁을 자제하고 협치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외려 ‘유혈 사태’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도를 넘은 언행으로 갈등과 대립을 부채질하고 있다. 반도체특별법 등 경제 살리기 입법을 뒷전으로 미룬 채 권력 투쟁에만 매달리고 있는 정치권 행태에 대해 국민들은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진정으로 경제와 민생을 챙기려 한다면 지금이라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승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법치를 확립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온전히 발전시킬 수 있다. 지지층 표심만 바라보며 편가르기에 나서는 정치권의 행태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무의 방기다.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윤 대통령과 여야가 분열 조장 행태를 멈추고 국민 통합과 국력 결집에 나서야 한다. 헌재는 여야와 광장 정치의 압박에 휘둘리지 말고 법리와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헌재 선고 이후 국정 마비와 정국 혼란에 마침표를 찍어야 관세 전쟁으로 심화되는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성장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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