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경신했다.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까지 국내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어 삼성전자(005930)의 안방 지키기가 한층 험난해지는 형국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9%에 달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인 2023년 4분기의 35%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애플의 약진에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64%에서 60%로 내려 앉았다.
통상 아이폰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4분기는 ‘애플의 시간’으로 불리지만 애플 점유율이 40%에 육박한 것은 삼성의 Z시리즈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인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 말출격한 갤럭시Z 6시리즈는 출시 후 일주일간 약 91만 대가 사전 판매돼 전작의 102만 대에도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애플도 폴더블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아 4분기 삼성의 방어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침체도 삼성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1년 전 대비 9% 역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시장 침체가 중저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두드러졌다”면서 “이는 삼성의 점유율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갤럭시S24 FE, 갤럭시A 16 등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발매했지만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공세에 더해 샤오미 등 중국 기업까지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면서 삼성의 안방 사수 전략은 더욱 힘겨워졌다. 샤오미는 올 1월 국내에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고급 사양들로 무장한 237만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개인정보 관리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은 있지만 폼팩터나 성능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존재감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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