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휴식에 몸이 어지간히 근질근질했나 보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범 경기부터 요란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3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 경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홈경기(9대5 승)에 3번 타자 중견수로 나선 이정후는 3타수 2안타 2득점의 알짜 활약을 펼쳤다. 이틀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로 시범 경기 타율은 4할(15타수 6안타)을 찍었다.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강한 타구로 내야를 뚫었다. 1회 1사 1루에서 에인절스 선발 호세 소리아노를 상대로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지나가는 총알 같은 타구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맷 채프먼의 단타로 3루까지 간 이정후는 헤라르 엥카르나시온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이정후는 똑같은 코스로 타구를 보내 출루에 성공했다. 바뀐 투수 호세 페르민을 강한 타구로 공략해 우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전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전에서 시범 경기 첫 2안타 경기를 펼쳤던 이정후다.
채프먼의 볼넷으로 2루까지 간 이정후는 2사 후 터진 엥카르나시온의 안타 때 또 홈을 밟아 6대0으로 달아나는 득점을 책임졌다.
이정후는 3회 타순이 한 바퀴 돈 뒤에 2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섰으나 이번에는 우익수 직선타로 물러났고 6회 초 시작과 동시에 세르히오 알칸타라와 교체돼 나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 번째 안타 때 타구 속도는 시속 107마일(172.2㎞)을 찍었다. 마지막 타석의 라인 드라이브 타구도 시속 106마일(170.6㎞)이나 됐다. 지난해 5월 어깨 수술 뒤 8개월의 재활을 거쳤지만 실전 감각에 대한 걱정은 필요 없어 보인다.
전날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시범 경기 첫 홈런을 터트렸던 김혜성(26·다저스)은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6대3 승)에 6회 말 대주자로 투입됐다. 팀이 6대1로 앞선 7회 2사 2루에서 타석에 섰으나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김혜성의 타율은 0.118(17타수 2안타)로 조금 내려갔다. 다저스는 이날 8명을 마이너리그 캠프로 보냈는데 김혜성은 이동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주전으로 발탁되기에 아직은 부족한 모습이지만 일단 1차 관문은 통과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