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태와 관련해 서울 전역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보수 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각각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진보 측 또한 오후 3시부터 진행되는 광화문 동십자각 집회를 위해 하나 둘 몰려들고 있다.
1일 오후 11시 서울 지하철 5호선과 1호선 등 광화문 인근으로 향하는 지하철이 있는 노선들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태극기나 ‘윤석열 탄핵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내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 새로 지하철에 올라탄 승객들은 “왜이렇게 사람이 많냐”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하철 역에서 내리자 순식간에 굉음과도 같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집회 참석자들은 태극기를 하늘로 들고 “불법 탄핵 반대”, “대통령 즉각 석방”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경찰은 대한문 인근 도로부터 동화면세점까지 모든 도로를 통제하고 차량을 우회시키고 있다. 아직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현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부득이하게 차량을 가지고 나온 시민들은 주차 할 곳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은 신기한 듯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가족과 함께 한국에 관광차 방문했다 이날 광화문 인근 집회 현장을 찾은 브라질 국적 30대 루카스 씨는 “브라질도 한 때 정치적 혼란이 있어 집회가 잦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한국은 시민들의 분노 표출 방식이 어떤 지 궁금해서 나왔다”라며 “이곳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따로 고려하지 않고 나왔다. 에너지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보수집회 참가자들 또한 외국인의 방문이 신기한 듯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탄핵 찬반 단체가 세종대로∙종로·여의대로 등 일대에서 수만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개최해 도심권 일부 도로의 교통이 통제되고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 절차가 마무리된 뒤 처음 맞는 주말인 데다 3·1절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서울 도심에서만 13만 명(탄핵 반대 측 10만 명, 찬성 측 3만 명)이 모일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행동은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신고 인원 3만 명 규모의 집회를 연다. 이후 오후 3시 반에는 야 5당이, 오후 5시에는 퇴진비상행동이 릴레이 집회를 진행한 뒤 종로길을 이용해 비원교차로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탄핵 반대 측 역시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진행한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자유통일당은 오후 1시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에서 국민대회를 연다.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하는 세이브코리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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