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2에코델타시티 등 지역 특화 사업 육성을 위해 비수도권 15곳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된다. 보존 가치가 높은 환경 평가 1·2등급지까지 대거 풀리면서 그린벨트 총면적은 17년 만에 감소하게 된다. 정부는 앞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을 통해 인근 지역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25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비수도권 국가·지역전략사업지’ 15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 대통령 민생 토론회에서 발표한 그린벨트 규제 혁신 방안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33곳의 후보지를 신청받은 후 이 중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를 추려 선정했다. 이번에 해제되는 그린벨트의 총면적은 42㎢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5배 수준이다. 이 가운데 35%인 14.6㎢는 원칙적으로 해제가 불가능한 1·2등급지인데 해제와 동시에 대체지를 그린벨트로 지정하도록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해제할 수 있는 그린벨트 총면적을 확대한다”며 “이를 통해 국가 및 일반산업단지, 물류단지, 도시개발사업 등 다양한 전략 사업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지는 부산권 3곳, 대구권 1곳, 광주권 3곳, 대전권 1곳, 울산권 3곳, 창원권 4곳이다. 부산은 주거와 상업, 산업·물류공간을 복합 조성하는 제2에코델타시티 인근 그린벨트 1042만여 ㎡를 이번에 해제하기로 했다. 사업비만 11조 3000억여 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강서구 트라이포트 물류지구(229만 ㎡), 해운대구 첨단사이언스파크(360만 ㎡) 등에서도 그린벨트가 대거 풀린다. 광주와 대전은 각각 미래차 국가산단, 나노 반도체 국가산단 인근의 그린벨트 300만여 ㎡가 해제된다. 이 두 곳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국가산단 후보지로 이번 전략 사업 선정에 따라 산단 조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창원권에서 진해구 진해신항 항만배후단지, 의창구 도심융합기술단지, 마산회원구 도심생활복합단지와 김해 진영 일반 산단 등 4곳의 그린벨트가 대거 풀린다. 이들 지역은 1·2급지가 다수 포함돼 있는데 지역 산단과 연계성 등을 고려해 해제가 결정됐다. 울산에서는 수소용 복합밸리 산단과 U밸리 일반 산단 그린벨트가 각각 278만여 ㎡, 318만여 ㎡ 해제된다. 대구에서도 달성군 농수산물도매시장 일대 그린벨트가 이번에 풀려 도시계획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을 산업·물류단지 등으로 조성해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자체에서 이들 사업지 15곳의 총사업비로 제출한 금액만 11조 3143억 원에 달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사업지 조성 이후에 발생할 생산 유발 효과가 124조 5000억 원, 고용 유발 효과가 38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개발 계획 수립과 관계기관 협의,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그린벨트 해제 행정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 그린벨트 해제의 경제적 효과 등을 종합 검토한 뒤 향후 2차 해제도 추진하기로 했다.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은 “개발제한구역 제도가 지역 성장에 ‘장애물’로 인식되지 않고, 지역 성장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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