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경제이해력 조사에서 중·고등학생의 평균 점수가 50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 조사였던 2년 전보다 하락한 수치다.
기획재정부가 19일 발표한 ‘2024년 초·중·고 학생 경제이해력 조사 결과’ 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의 평균 점수는 61.5점, 중학교 3학년은 51.9점, 고등학교 2학년은 51.7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대비 각각 3.9점, 6.3점, 5.0점 하락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8~10월 초등학교 6학년 5192명, 중학교 3학년 5157명, 고등학교 2학년 5105명과 초·중·고 교사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정부는 설문 방식 변화와 학업 성취도 저하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2022년에는 종이 설문으로 진행됐으나 지난해에는 태블릿이 부분 도입되면서 응답 성실도 차이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기재부는 “초등학생 점수는 60점을 웃돌았으나 중·고등학생 점수는 60점에 현저히 미달해 경제교육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대구·세종 등 특별시와 광역시의 평균 점수가 광역도보다 높았다. 문항별로는 실생활과 관련된 합리적 선택(69.5%)이 정답률이 가장 높았으며 전자상거래(68.7%), 투자(67.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물가·수요·공급(40%대), 기회비용·가격·수요량(30%대) 등 경제 기본 개념에 대한 정답률은 저조했다.
경제교육 실태 조사에서도 초·중학생은 주로 학교 수업을 통해 경제 지식을 습득했지만 고등학생은 TV·소셜미디어 의존도가 높았다. 학생들은 강의식 수업보다 체험활동이나 현장 견학을 선호했으며 경제 기본 원리와 금융 상품에 대한 교육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의 경제교육 진행 어려움도 확인됐다. 교사 중 60~70%가 수업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자료 수집과 교수법 부족, 경제 이해도 미흡 등을 꼽았다. 경제 관련 직무연수를 받은 경험도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학생들의 경제이해력 제고와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늘봄학교’ 를 통해 올해 1만 명을 목표로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중등 자유학기제 경제활동과 고등학교 경제 과목도 확대·신설할 계획이다.
교사 연수도 강화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격 연수 프로그램을 신규 개발하고 우수 수업 사례를 대면 연수로 제공해 교사들의 직무 연수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초·중·고 학생 경제이해력 조사는 2020년부터 2년마다 진행됐으며 지난해부터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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