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이 지난해 국내 상위 5대 제약사 실적 희비를 갈랐다. 대웅제약(069620)과 한미약품(128940)은 자체 개발한 신약의 매출이 크게 늘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신약 매출이 저조했던 녹십자(006280),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이 진전되지 않은 종근당(185750)은 수익성이 악화됐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1조 2654억 원, 영업이익은 23% 성장한 1638억 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이 8605억 원에 달해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국산 34호 신약 ‘펙스클루’와 36호 신약 ‘엔블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펙수클루 매출은 2022년 166억 원, 2023년 553억 원에 이어 지난해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엔블로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섰다
한미약품도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0.3% 늘어난 1조 4955억 원, 영업이익은 2% 감소한 2162억 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 미국 머크(MSD)에서 받은 마일스톤 기저효과와 의정갈등 여파로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복합신약 '로수젯'이 최대 매출을 이끌었다. 로수젯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17.6% 성장한 210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신약개발·판매가 지지부진했던 GC녹십자와 종근당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GC녹십자의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이 약 480억 원에 그쳐 당초 목표였던 730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자회사 지씨셀이 2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영향도 컸다. 올해 역시 회사 측이 미국 매출 목표로 제사한 1500억 원 달성 여부가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2023년에 노바티스에 신약 후보물질 ‘CKD-510’을 기술 수출하며 받았던 계약금 1061억 원의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실망스럽다. 지난해 1년 간 이 물질에 대한 임상이 진전되지 않아 추가 마일스톤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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