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소화제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000020)이 창업터인 서울시 중구 순화동에 신사옥 준공을 완료하고 입주를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옥명은 동화약품의 창립 연도인 1897년을 기념해 ‘빌딩1897’로 지었다. 1996년 한국기네스협회로부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 회사로 공식 인정받은 동화약품은 이번에 창업지로 복귀하면서 128년 민족 기업의 역사를 이어나간다.
신사옥은 연면적 1만 5821㎡에 지하 5층, 지상 16층 규모로 지어졌다. 2022년 11월 21일 착공해 이달 15일 준공됐다. 건물 1~4층에는 동화약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동화 라운지와 카페, 공연·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260석 규모의 대강당 보당홀, 로비 등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5~16층은 업무 공간으로 운영된다. 확장형 회의실, 워크라운지, 오픈 미팅존 등을 조성해 내·외부 활발한 소통 공간으로 설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사옥은 동화약품과 자회사 메디쎄이가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사옥 입주로 동화약품은 11년 만에 창업터로 돌아왔다. 1897년 서울 순화동 5번지 한옥에서 ‘동화약방’으로 창업한 동화약품은 1966년 3층 건물을 신축해 공장과 본사로 사용했다. 이후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2014년 사옥을 떠났고 공사 기간 동안 서울시청 인근 공유오피스 건물 중 일부 층을 임차해 임시 본사로 사용해왔다.
신사옥 이전과 함께 4세 경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가 3세인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인 윤인호 사장은 올 3월 개인 최대주주에 올라섰고 전문경영인 유준하 대표와 각자대표를 맡았다. 윤인호 대표 체제 속에 매출 첫 5000억 원 돌파 등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 달 중 기념관을 열고 창립기념일인 9월 25일에 오픈식을 열어 동화약품 터로의 복귀를 대외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동화약품은 국내 최초의 의약품인 활명수와 역사를 같이한다. 활명수는 대한제국 원년인 1897년 당시 궁중 선전관으로 한약 지식에 능통하던 민병호 선생이 궁중 비방에 양약 처방을 더해 개발했다. 활명수는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으로 당시 급체·토사곽란 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았던 시절에 만병통치약으로 이름을 떨쳤다. 동화약방은 당시 활명수를 판매한 금액을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으로 제공했다. 동화약방은 일제강점기 상하이 임시정부와 국내 간의 비밀 연락망인 서울연통부로 운영되기도 했다. 1937년 보당 윤창식 선생에게 인수된 동화약방은 1962년 동화약품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1967년부터 ‘까스활명수’를 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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