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한화오션(042660)에 1조 800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6척을 발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중국 양쯔장 조선소에 맡길 계획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자 한국 조선 업체가 급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조선·해운 전문지인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하파그로이드는 현재 1만 6800톤급 LNG 컨테이너선 6척을 한화오션에 발주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이다. 척당 선가는 2억 1000만 달러 수준으로 총 계약 금액은 12억 6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에 이른다. 하파그로이드는 2021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같은 선종의 선박 6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지만 실제 건조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이들 선박은 중국 쪽으로 넘어갔다. 하파그로이드는 지난해 10월 중국 양쯔장조선과 1만 6800톤급 LNG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고 계약에는 추가 선박 6척을 더 발주할 수 있다는 옵션 조항도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 하파그로이드는 이 옵션 물량을 중국 대신 한화오션에 발주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제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중국이 조선·해운을 ‘장악 목표 산업’으로 삼아 자국 산업에 특혜를 몰아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한 관세 및 항구 이용료 부과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파그로이드로서는 중국산 선박을 추가 확보하는 것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한화오션이 2027년까지 신속한 선박 인도가 가능한 점도 하파그로이드의 선택을 돌리는 데 한몫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조 계약이 이르면 이달 말 맺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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