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외 원조 전담 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폐쇄하면 오히려 중국의 외교정책인 ‘일대일로’의 영향력만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크리스포퍼 배럿 코넬대 응용경제정책학 교수는 3일 “중국이 해외 중요 자원에 대한 접근을 모색하고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국가들과 연대 구축에 나서면서 USAID 폐쇄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에 따라 지난달 20일 해외 원조를 전면 중단했고 USAID에 대한 점진적 폐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동남아시아연구소(ISEAS)-유소프이샥연구소의 자얀트 메논 수석 연구원도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다른 국가들이 그 공백을 메울 것”이라며 “중국이 그중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가 중국의 첫 번째 타깃이 될 것이라고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는 내다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제시한 일대일로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뜻하는 말로 경제·안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외교정책이다. 지난달 중국 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국 사이 무역 규모는 중국 무역 총량의 50%를 처음으로 넘었다. 중국은 2023년 기준 약 150개국이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겔은 인도를 제외한 개발도상국 대부분이 일대일로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대일로가 일부 참여국을 ‘부채의 덫’에 빠뜨리고 지역 환경을 파괴한다는 한계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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