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설 연휴가 1월 하순에 낀 탓에 조업 일수가 평년보다 감소한 탓이다. 다만 최근 수출 호조세를 주도해 온 반도체 수출과 일평균 수출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1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5년 1월 수출액은 491억 2000만 달러로 2024년 1월(547억 달러)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다. 월간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2023년 9월(-4.4%)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수출 증가세가 멈춘 것은 설 연휴 탓에 1월 조업일수가 유난히 적었기 때문이다. 설 명절이 2월(9~12일)에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설 연휴는 1월 하순(28~30일)이었다. 게다가 지난달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지난달 25일부터 경제활동이 제약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조업일수는 지난해보다 4일 적은 20일이었다. 이는 2000년 이후 1월 기준 가장 낮은 수치다.
휴일이 많았다 보니 수입도 정체됐다. 1월 수입액은 510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4% 감소했다. 이에 올해 첫 달 무역수지는 18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월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3년 5월(-22억 달러) 이후 20개월만에 처음이다.
산업부는 이같은 실적이 일시적 둔화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수출 성장을 이끌어온 주요 수출품들의 실적이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이다. 1월 반도체 수출은 101억 달러로 9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 대비 8.1% 늘어난 결과다. 컴퓨터 수출(14.8%)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13개월 연속 확대됐다.
조업일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4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 22억 8000만 달러에 비해 1억 8000만 달러(7.7%) 증가했다. 역대 1월 중 2022년(25억 2000만 달러)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설 연휴 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수출 증가 흐름이 유지됐다는 의미다. 산업부 관계자는 “1월에는 조업일이 적어 주요 품목 수출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일평균 수출로는 자동차 부품, 일반기계, 석유제품, 가전 등을 제외한 10개 품목에서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봐도 주요 시장 전체에서 수출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우 한국과 같은 기간에 춘절 연휴(1월 28일~2월 4일)를 보내기 때문에 수출액(92억 달러)이 14.1% 감소했다. 대미(對美) 수출도 자동차와 일반기계 분야가 부진했던 탓에 9.4% 감소한 93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의 설과 같은 ‘뗏’을 지내는 베트남으로 향하는 수출(44억 달러)은 4%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우리 수출 모멘텀은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지난해에도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90%를 담당하며 한국 경제를 이끌었다.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지만 수출이 경제 버팀목이 되도록 모든 가용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이같은 대책을 담은 비상수출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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