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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로 간 대한민국 장타자들…‘장타 톱10’ 오른 한국 선수 모두 8명, 이젠 윤이나 차례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한 윤이나. 사진 제공=KLPGA




“어떤 코스도 장타자에게 불리한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대표 장타자 중 한 명인 김아림이 2023년 한화클래식에 출전하면서 한 말이다.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장타 예찬론이다.

작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드라이브 거리 순위에 오른 162명 중 한국 여자골퍼는 모두 22명이다. 이들 중 장타 랭킹 톱10에 오른 선수는 김아림이 유일하다. 평균 274.18야드를 보내 드라이브 거리 부문 9위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대표 장타자 김아림. 사진 제공=대홍 기획


김아림은 장타 ‘톱10’에 이름을 올렸지만 50위 이내에 든 한국 선수는 34위(265.57야드) 김세영과 36위( 264.96야드) 유해란까지 3명이 전부였다. 50위에서 100위 사이 선수는 68위(260.88야드) 임진희, 74위(260.03야드) 최혜진, 77위(259.60야드) 박희영, 79위(259.51야드) 장효준, 84위(259.04야드) 이소미, 91위(257.83야드) 양희영, 93위(257.28야드) 이정은5, 95위(256.59야드) 이미향까지 8명이다. 100위 밖 한국 선수는 11명이다. 성유진 103위(255.28야드), 신지은 104위(255.23야드), 이정은6 116위(253.87야드), 강민지 120위(252.38야드), 김효주 121위(252.37야드), 지은희 123위(251.85야드), 고진영 140위(249.83야드), 안나린 144위(249.70야드), 전지원 145위(249.67야드), 강혜지 147위(248.07야드), 전인지 159위(241.45야드) 순이다.

전반적으로 드라이브 거리 순위가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여자골프 장타자들이 꾸준히 LPGA 투어에 진출했다. 올해는 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장타 1위에 올랐고 2024년 장타 2위를 기록했던 윤이나가 LPGA 무대에 합류해 힘을 보탠다.

KLPGA 투어에서 장타 1위에 올랐던 박성현. 사진 제공=KLPGA


1998년 박세리가 LPGA 투어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까지 27년간 한국여자골퍼가 LPGA 투어 장타 랭킹 10위 안에 든 것은 횟수로 총 19회였다. 선수로 따지면 모두 8명이 장타 ‘톱10’에 이름 올렸다.

박세리가 데뷔 이듬해인 1999년 평균 256.70야드를 날려 그해 장타 랭킹 7위에 오른 게 한국여자골퍼 첫 장타 톱10 기록이었다. 박세리는 LPGA 투어에 진출한 한국 여자골퍼 장타자로서도 선각자였다. 박세리는 LPGA 투어에 진출하기 전부터 아파트 방 하나 전체에 퍼팅 매트를 깔고 체력 훈련 시설을 갖추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아파트를 LPGA 투어 진출 전초기지로 삼아 한국여자골퍼 첫 LPGA 투어 장타자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박세리는 그 후 장타 톱10에 든 적이 없지만 2001년 11위에 오르는 등 장타력도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박세리의 계보를 이은 대한민국 장타자는 박지은이다. 2002년 장타 랭킹 8위(263.20야드)에 올랐던 박지은은 2003년 5위(266.50야드), 2004년 4위(268.10야드) 등 3년 연속 LPGA 장타 톱10에 들었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세영. 사진 제공=KLPGA


박지은이 장타 톱10에서 물러날 즈음 대한민국 대표 장타자가 LPGA 무대에 등장한다. 2005년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대회였던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LPGA 투어 진출의 꿈을 이룬 이지영이다. 당시 20세였던 이지영은 타고난 체격(170㎝, 75㎏)을 바탕으로 엄청난 장타력을 선보였다. 데뷔 해인 2006년 275.10야드를 날리며 장타 4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5년 동안 10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2006년 이지영의 275.10야드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 270야드 이상을 날린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당시 LPGA 투어 대한민국 장타 역사에 두 가지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하나는 2008년 이지영이 4위 (267.80야드)였을 때 박희영이 9위(263.60야드)를 기록해 유일하게 한국 선수 두 명이 장타 10위 이내에 든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지영이 7위(262.60야드)였던 2010년 박인비가 261.80야드로 드라이브 거리 1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박인비도 20대 초반에는 장타력에서도 다른 선수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 이지영 이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은 대한민국 장타자가 실종된 시기였다. 하지만 2014년 이미림이 8위(261.74야드)에 오르면서 다시 장타 톱10에 한국 선수의 이름이 등장했고 김세영이 2015년 10위 (263.02야드)와 2016년 4위(271.63야드)에 오르면서 대한민국 장타자의 계보가 이어졌다.

2017년에는 이지영의 뒤를 이을 만한 대한민국의 대표 장타자가 등장한다. 바로 화끈한 스윙으로 전 세계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던 박성현이다. 박성현은 2017년 7위(270.62야드), 2018년 6위(269.80야드), 2019년 6위(275.54야드) 등의 장타력을 과시하며 우승 행진을 벌였다.

그리고 2020년 다시 장타 ‘톱10’에서 한국 선수 이름이 사라졌지만 2021년 김아림이 드라이브 거리 5위(276.76야드)에 오르면서 장타자의 계보가 이어졌다. 그해 김아림이 날린 276.76야드는 LPGA 투어에 진출한 한국 선수 드라이브 거리 최장 기록이다. 순위(5위)로 보면 2007년 2위(275.10야드)에 오른 이지영에 밀리지만 평균 거리로는 대한민국 장타 ‘넘버 원’이 된 것이다. 김아림 이전 한국 선수 장타 1위 기록은 2019년 박성현의 275.54야드였다.

김아림은 2022년에도 평균 274.74야드를 보내면서 장타 5위에 올랐고 작년 다시 9위(274.18야드)를 기록하면서 개인 세 번째 장타 톱10 기록을 세웠다. 2023년 김아림의 드라이브 거리 순위는 17위(267.82야드)였다. 데뷔 후 4시즌 동안 딱 한번 장타 순위에서 10위 밖으로 밀렸을 뿐이다.

LPGA 투어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성공 배경에는 장타력보다 정확도에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이들 장타자 8명이 모두 LPGA 챔피언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흥미롭다.

올해 LPGA 투어 장타 랭킹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윤이나 뿐 아니라 JLPGA 투어 장타자들이 대거 신인으로 합류하기 때문이다. JLPGA 투어 장타 1위(263.19야드) 다케다 리오를 비롯해 6위(257.36야드) 이와이 아키에와 13위(250.14야드) 이와이 치사토가 올해 LPGA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과연 2008년 이후 17년 만에 LPGA 투어 장타 톱10에 한국 선수 두 명의 이름이 올라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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