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며 비상계엄 수사·탄핵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틀간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아무런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괴뢰 한국에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괴뢰 서울구치소에 구속, 탄핵 심판 본격화’라는 기사로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변론을 다뤘다. 통신은 윤 대통령을 ‘윤괴뢰’로 칭하며 “내란죄에 대한 반성은커녕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모든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망동을 정당화해보려 횡설수설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12·3 비상계엄에 관한 외신 보도를 인용하며 간접 보도해왔으나 이날 기사는 직접적으로 보도하며 윤 대통령을 비난한 점이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의 영장 발부 사유, 수감 소식까지 자세히 전했다.
북측은 이날 최고인민회의 소식도 알렸다. 22~23일 열린 제14기 제12차 최고인민회의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불참한 채 예산 및 국내 현안 등이 논의됐으며 남측이나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는 없었다. 최고인민회의는 남한의 국회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데 통상 새해 첫 최고인민회의는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고 신년 과업 등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직후 열리는 만큼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영토 조항 등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 관한 헌법 개정도 예상됐으나 다뤄지지 않았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대외 메시지 발표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메시지가 발신되면 반응할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상자가 발생한 데다 추가 파병 가능성이 있어 헌법 개정을 가시화해 남북 간 긴장도를 높이거나 주목받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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