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근원치가 예상에 부합하며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상승했다. 이날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 대형은행들의 실적 호조도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15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03.27포인트(+1.65%) 상승한 4만3221.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7.00포인트(+1.83%) 급등한 5949.91에, 나스닥종합지수는 466.84포인트(+2.45%) 오른 1만9511.2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12월 CPI가 시장에 깔려있던 물가 우려를 일부 걷어내면서 증시가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C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2.9% 올랐다. 직전월 상승률 0.3%, 2.7%보다는 높았지만 전망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상승률과 시장 예상치(각각 0.3%, 3.3%)를 모두 하회했다. 특히 전월 대비 오름폭은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0.3%를 유지하다가 5개월 만에 둔화했다. 야누스핸더슨인베스터스의 존 커슈너 미국 증권화 상품 총괄은 “전날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이날 CPI까지 두 개의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약간 밑돌면서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이날 CPI 수치는 일부 시장 참여자가 본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연준 인사도 인플레이션 추세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토마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월 CPI는 우리가 이어온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은 총재는 “어느 정도 고무적이고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최근 몇 달을 보면 진전을 보이고 있고 주택 물가가 서서히 진정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12월 CPI 결과에 국채금리가 동반 급락한 점도 주식 매수 심리를 뒷받침했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63%를 기록했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13.4bp 떨어진 4.653%에 거래됐다. BMO캐피털마켓의 전략가 이언 린겐은 “전반적으로 환영할만한 수치였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월 동결하겠다는 메시지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온건한 인플레이션은 올해 2번의 0.25%포인트 인하를 예고하는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12월 경기동향보고서(베이지북)은 모든 연방준비은행 관할 구역에서 경제 활동이 약간 혹은 적당하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베이지북은 여러 구역에서 이민 정책 및 관세 변화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날 관심을 모았던 주요 대형은행들의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호실적을 내놓았다. 주가는 6.02% 상승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고 순이익은 50% 급증했다. 주가는 1.95% 올랐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도 모두 호실적으로 보이면서 주가가 각각 6.49%, 6.69% 올랐다
국채 금리 하락에 모처럼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종목도 모두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MS가 기업용 양자컴퓨팅 솔루션 ‘퀀텀 레디’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양자 관련주가 뛰었다. 리게티 컴퓨팅은 전날 47.93% 폭등한 데 이어 이날도 22.23% 이상 튀어 올랐다. 아이온큐는 33.48% 뛰었다.
주요 가상자산도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2% 오른 9만95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한때 다시 10만 달러 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이더는 6.4% 상승한 34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 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2.54달러(3.28%) 상승한 배럴당 80.0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보다 2.11달러(2.64%) 오른 82.03달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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