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을 위해 전국에서 5509명의 자원봉사가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민, 유명인, 의료진, 작가 등 많은 이들이 공항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유족과 자원봉사자를 위한 선결제 릴레이도 이어지는 등 현장에는 슬픔과 따뜻함이 공존했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이후 유가족 지원과 교통 안내, 식사 지원, 환경 정화, 재난 심리 상담, 방역, 식사 지원 등을 위해 총 5509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목포에 거주하는 한 청각장애인 부부는 사고 이후 매일 커피·유자차·생강차 300인분을 준비해 무안공항 현장에서 무료 나눔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메뉴판 옆에 '저희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손짓으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주문 요령을 게시했다. 한국여성농업인 무안군연합회 회원들은 사고 당일 오전부터 떡국을 만들어 사고수습대원과 피해자 가족에게 제공했다.
현장에는 유명인들도 가세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안유성·이영숙 셰프 등 출연진 6명과 광주요리사협회 소속 요리사 등 30명도 전복죽 700인분을 유족들에게 나눴다.
의료진들 또한 희생자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공무원, 공항 관계자 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불철주야 현장에서 근무를 섰다. 대한약사회를 포함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등이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며 헌신을 다했다.
제주 서귀포의 한 영농조합법인에선 감귤 156상자를 후원하고, 광명의 한 제과점에선 냉동빵 79박스를 보내왔다. 서울시한의사회와 서울시청이 한의약품 1만2000명분을, 서울 광진구의 한 시민이 쌀빵과 블루베리잼 200개를 후원했다.
무안공항 내 세븐일레븐에서는 ‘필요한 만큼 가져가 주세요’라는 팻말과 함께 에너지바와 휴지, 컵라면 등을 갑판대에 내놓았다. 쿠팡은 전라남도를 통해 핫팩과 위생용품 등 1만여개 생필품을 전달했으며, SPC해피봉사단은 무안공항 자원봉사센터에 생수 1000병을 지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불의의 사고로 큰 슬픔에 빠진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힘든 시기를 견디게 해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보면서 봉사활동이 단순한 선행을 넘어 사회의 중요한 가치임을 새삼 느꼈다"며 "트라우마 상담 연계 등 세심하게 지원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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