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3대 게임체인저 기술 중 하나인 양자과학기술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양자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호성 표준연 원장은 27일 대전 본원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5위권의 측정기술 보유국으로 도약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양자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가장 정밀한 측정표준을 연구하면서 30년 전부터 양자기술이 일상적인 연구 주제로 자리잡았다”며 “과거 기술이전에 성공한 심자도 측정장비가 바로 양자역학을 활용한 대표적인 양자센싱 장비”라고 말했다. 그는 “양자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측정역량을 바탕으로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팅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측정기술과 양자기술은 기본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현재 표준연이 보유한 정밀 중력 측정기기인 양자중력계를 양자센싱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현재 표준연에서는 초전도뿐만 아니라 중성원자를 기반으로 한 양자컴퓨팅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표준연은 한국 양자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국가양자정책 개발, 양자산업 생태계 구축, 국제 협력을 이끌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표준연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양자국가전략센터’로 지정받아 운영 중이며 ‘양자컴퓨팅 소부장 스케일업 밸리 사업’을 대전시와 공동으로 주관하며 양자 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 11월부터 정부로부터 ‘K-퀀텀국제협력본부’로 지정받아 양자과학기술 분야 글로벌 협력 거점으로 발돋움했다.
표준연은 2008년 한국 최초의 세슘원자시계를 개발했다. 이 원장을 중심으로 300만 년에 약 1초밖에 오차가 발생하지 않는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시계 ‘KRISS-1’를 개발한 것이다. 세슘원자시계는 대한민국의 시간표준을 확립했고 이를 통해 국제표준시를 정의하는 ‘세계협정시(UTC)’ 설정에도 기여했다. 이 원장은 “2030년께 전 세계적으로 초(秒)에 대한 재정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표준연은 원자시계보다 훨씬 더 정확한 빛을 이용한 광시계를 개발했으며 우리나라의 광시계 기술력은 세계 3위 안에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를 선도하는 우리나라 측정기술로 시간표준 재정의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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