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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끌어들인 이복현 “자국 밸류업 이끈 日연기금 참고”

자본시장 선진화 토론회 개최

장기투자 주체로서 역할 강조

기업혁신 위한 의결권 행사도 당부

두산 구조개편엔 "주주 설득 기대"

이복현(앞줄 왼쪽 세 번째) 금융감독원장과 김태현(앞줄 왼쪽 네 번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실장, 이상훈 경북대 교수, 이 원장, 김 이사장, 김기경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박유경 APG 전무, 정준혁 서울대 교수, 뒷줄 왼쪽부터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허욱 금융투자협회 부장, 박철우 신한금융지주 파트장,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본부장,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 라민상 프랙시스캐피탈 대표, 이상목 컨두잇 대표. 사진제공=금감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국민연금에 대해 기업 혁신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일본 연기금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이 없는 선에서 소통하겠다며 압박 강도를 다소 조절했다.

이날 이 원장은 국민연금·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개최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에서 “연기금과 운용사는 자본시장 내 핵심 투자 주체로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기업의 끊임없는 혁신을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펀드의 독립적인 의결권 행사가 저해 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한편 연기금 위탁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적정성, 스튜어드십 코드 준수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158조 7000억 원, 운용사(국내 주식형 펀드)는 67조 원이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투자 저변이 확대되려면 장기 투자 주체로서 연기금과 운용사의 책임 있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일본 공적연금(GPIF)의 자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시장 저평가를 해소하고 일본 밸류업 정책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평가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최근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해외투자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허욱 금융투자협회 부장도 “국민연금이 국내 투자 비중을 유지만 해도 도움이 된다”며 “일관된 메시지를 낸다는 차원에서 일본 GPIF 사례를 참고하면 과거와 다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PIF의 일본 주식 투자 비중은 2010년 11.5%에서 지난해 24.7%로 확대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밸류업지수가 국민연금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수익률 향상을 위해 기금운용본부는 국내 주식 위탁 투자 지침에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상장기업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며 “기업가치 제고 기업 투자 실적에 상응하는 위탁 운용사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상장폐지 절차를 단축하고 상장 유지 요건을 강화하는 등 상장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도 한계기업 퇴출에 속도를 내고 밸류업 프로그램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기업이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주주·시장과의 적절한 소통이 부족하면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사업 재편 필요성에 대해 주주 설득 노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두산은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계획을 접었지만 두산밥캣 모회사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전환하는 분할·합병 계획은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이 원장은 “두산의 사업 재편 계획이 바뀌면서 증권 신고서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달 받았다”며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소통해 생산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향후 소액주주 이익을 저해하는 기업 인수합병(M&A)이 어려워질 수 있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기업이 산업 환경에 맞게 개편하는 것은 정부가 도와줄 문제이지 판단하거나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 경영진이 시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데 부족한 경우 일방적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자율적이면서 조화로운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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